[르포] "동백섬부터 가덕도까지 18분이면 갑니다"…LGU+ '가상 에어 택시' 체험해 보니

입력
2023.02.26 14:00
수정
2023.02.26 17:54
14면
구독

LGU+, 하늘 나는 '에어 택시' UAM 도전
카카오모빌리티·GS건설과 연합체 구성
"카카오T로 UAM 호출 가능"

23일 찾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 마련된 LG유플러스 UAM 체험공간. 기체에 올라 증강현실(AR) 안경을 쓰면 실제 UAM을 타고 도심을 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23일 찾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 마련된 LG유플러스 UAM 체험공간. 기체에 올라 증강현실(AR) 안경을 쓰면 실제 UAM을 타고 도심을 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동백섬부터 가덕 신공항까지 UAM 타면 딱 18분입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드론(무인기) 박람회인 '2023 드론쇼코리아' 현장. 23일 찾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 전시장 가장 안쪽에 LG유플러스가 카카오모빌리티, GS건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만든 공간이 있었다. 이들은 국내 도심항공교통(UAM)에 도전하기 위해 연합체를 꾸렸다. 역할도 각각 통신기술 제공, 지상교통과 연계, 버티포트(UAM 전용공항) 건설, 기체 제작으로 나눴다.

현장에는 증강현실(AR) 기술로 '에어 택시'를 체험할 수 있는 '콕핏'이 마련됐다. 자리에 앉아 AR장비를 쓰니 조종사 시선으로 에어 택시를 체험할 수 있었다. 좌석 오른쪽에 마련된 조이스틱을 당기자 에어 택시가 이륙했고, 부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계기판에는 운항 중인 UAM 속도와 높이,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가 표시됐다.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자 경보음과 함께 경로를 이탈했다는 문구가 나타났다.



7개 연합체 경쟁 뛰어든 UAM 실증사업


정부 UAM 실증사업에 참여한 컨소시엄들이 각각 확보한 UAM 기체 현황. 국토교통부 제공

정부 UAM 실증사업에 참여한 컨소시엄들이 각각 확보한 UAM 기체 현황. 국토교통부 제공


이날 체험한 에어 택시는 대표적 UAM 사업 모델이다. 국내에선 정부 주도로 안정성과 사업성을 따지는 실증사업이 진행 중이다. 총 7개 팀이 UAM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은 한화시스템·한국공항공사 손을 잡았고 KT는 현대차·현대건설·대한항공과 한편이 됐다.

큰 틀에선 통신사와 건설사, 항공사 또는 모빌리티 기업이 연합하고 UAM 기체를 보유한 회사를 끌어들이는 형태로 유사하다. 결국 UAM 경쟁력과 차별점은 콘텐츠에 달렸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 연합체에 들어간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기체 VX4는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할 수 있고 속도가 시속 241㎞까지 나오는 반면, KT 연합체가 확보한 기체는 1인용으로 개발됐고 시속 200㎞로 날 수 있다. 통신사 LG유플러스는 이번 행사에서 유일하게 UAM만을 테마로 320㎡ 규모 전시관을 차렸다.



카카오T 자율주행차 타고 에어 택시 올라


LG유플러스는 국내 대표 모빌리티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UAM 사업을 준비 중이다.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 '2023 드론쇼코리아' 현장에는 택시 호출앱 카카오T를 통해 UAM을 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부산=송주용 기자

LG유플러스는 국내 대표 모빌리티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UAM 사업을 준비 중이다.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 '2023 드론쇼코리아' 현장에는 택시 호출앱 카카오T를 통해 UAM을 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부산=송주용 기자


LG유플러스가 꿈꾸는 UAM 모델은 UAM과 자율주행 자동차의 결합이 핵심이다. 국내 모빌리티 사업을 이끌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을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먼저 현장에 준비된 택시호출 응용소프트웨어(앱)로 카카오T를 켰다. 택시를 탈 때처럼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고 교통수단으로 UAM을 고르면 자동으로 계산된 이동 시간이 뜬다. 출발지는 벡스코, 도착지는 가덕 신공항을 고르니 18분이 나왔다. 벡스코에서 동백섬까지 6분 동안 카카오모빌리티가 개발한 자율주행차로 이동한 뒤 2분 동안 UAM으로 갈아탄다. 이후 10분 동안 가덕도로 날아가는 코스다.

동백섬에 도착해선 UAM 이·착륙을 위해 만들어진 버티포트로 간다. UAM이 공중을 비행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일반 공항에서처럼 검문·검색이 이뤄졌다. 부산 하늘을 비행하는 장면은 AR체험존 콕핏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현재 부산 벡스코에서 가덕도까지 버스로 2시간, 승용차로 45분가량이 걸리는 점을 생각하면 UAM을 이용해 시간을 꽤 줄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건설사인 GS건설과도 협업을 진행 중이다. GS건설은 UAM전용 공항인 버티포트 건설을 담당한다. 버티포트에는 일반 공항과 마찬가지로 검문·검색 시스템이 적용된다.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2023 드론쇼 코리아'의 LG유플러스 UAM 전시장에 마련된 버티포트 검문·검색 시스템. 부산=송주용 기자

LG유플러스는 건설사인 GS건설과도 협업을 진행 중이다. GS건설은 UAM전용 공항인 버티포트 건설을 담당한다. 버티포트에는 일반 공항과 마찬가지로 검문·검색 시스템이 적용된다.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2023 드론쇼 코리아'의 LG유플러스 UAM 전시장에 마련된 버티포트 검문·검색 시스템. 부산=송주용 기자


LG유플러스 "UAM에 저궤도 위성 접목"


전영서 LG유플러스 기업서비스개발 담당은 "UAM 사업에 해마다 최대 1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제공

전영서 LG유플러스 기업서비스개발 담당은 "UAM 사업에 해마다 최대 1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제공


UAM은 안전을 확보하고 정상적 비행경로를 유지하기 위해 지상의 관제시스템과 끊임없이 교신해야 한다. LG유플러스 UAM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서 기업서비스개발 담당은 "UAM 서비스 경쟁력은 통신 기술의 품질에 달렸고 통신사가 UAM에 뛰어든 이유"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과 앞으로 도입될 6G 기술을 활용해 수준 높은 관제 시스템과 항로 안내 서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 담당은 "저궤도 위성을 접목하는 것도 논의 중"이라며 "국내 UAM 사업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데 그전까지 위성 사업자와 협력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UAM 경로나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해킹 방어에 강점이 있는 양자기술도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년 50억~100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부산= 송주용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