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톤 트럭 맞아? 세련되고 편리해진 2023 더쎈을 몰아봤다

입력
2023.03.02 13: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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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변경모델 2023 더쎈, 차급보다 큰 사이드미러
디지털화 계기판·엠비언트 라이트로 실내 고급화

2023 더쎈이 전북 군산 타타대우상용차 LD공장 안 테스트로드에 정차해있다. 타타대우상용차 제공

2023 더쎈이 전북 군산 타타대우상용차 LD공장 안 테스트로드에 정차해있다. 타타대우상용차 제공


"제가 지금 몰고 있는 차가 트럭 맞죠? 계기판과 모니터가 전자식이라 승용차에 탄 것 같아요."


지난달 2일 전북 군산에서 타타대우상용차가 야심 차게 내놓은 준중형트럭 '2023 더쎈'을 몰아봤다. 약 10년 전 면허시험장에서 1톤(t) 트럭을 몰아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 그런데 이 트럭은 무려 4t 짜리다. 마음의 준비는 하고 왔지만, 무턱대고 시승을 할 순 없었다. 먼저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트럭의 옆 좌석에 타보기로 했다.



조수석에서 살펴 본 더쎈 실내 공간

준중형급 2023 더쎈엔 중형급 트럭에 쓰이는 커다란 사이드미러가 달려 뒤편을 훤히 볼 수 있다. 군산=박지연 기자

준중형급 2023 더쎈엔 중형급 트럭에 쓰이는 커다란 사이드미러가 달려 뒤편을 훤히 볼 수 있다. 군산=박지연 기자


조수석에 앉았을 때 눈에 띄는 건 창밖으로 보이는 커다란 사이드미러. 웬만한 태블릿보다 크고 길다. 손을 펴서 크기를 가늠해봤더니 세 뼘이 조금 안 됐다. 회사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중형급 트럭에 쓰이는 일체형 광각 거울인데 운전자가 뒤쪽 차량을 잘 볼 수 있게 달았다고 한다.

깔끔한 실내 디자인만 봐선 승용차인지 상용차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하이그로시 소재를 사용해 반짝이는 광택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고 투톤 패턴을 대시보드 전반에 적용해 트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사뭇 다르게 세련된 공간을 완성했다. 최신 승용차처럼 엠비언트 라이트를 대시보드와 도어에 설치해 감성도 더했다.

오디오와 비디오, 내비게이션(AVN)이 담긴 스크린은 최대 사이즈인 10.25인치가 사용됐는데도 작아보였다. 운행 중 AVN을 활용하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또는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쓸 수 있고 휴대폰 앱으로 음악을 켜거나 내비게이션을 실행할 수도 있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 '쎈 링크(XEN Link)'와 스마트 키의 원격 시동 버튼 같은 시스템도 갖췄다. 상용차 운전자들이 실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정을 고려해 운행 환경을 효율적으로 구성했다.



10.25인치 AVN과 엠비언트 라이트…승용차 같은 실내

2023 더쎈 내부. 타타대우상용차 제공

2023 더쎈 내부. 타타대우상용차 제공


전북 군산 타타대우상용차 LD공장 안에 있는 테스트로드는 2.3㎞. 고속주행로와 오프로드 테스트장 등이 있다. 눈으로 익혀둔 시험장을 몰아보기로 했다. 트럭 주행은 익숙하지 않아 인스트럭터가 조수석에 탔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운전석 창문 쪽에 있는 손잡이를 한 손으로 잡고 차량에 올랐다. 운전석에 앉으니 푹신한 시트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났다. 앉았다 일어나면 압축된 공기가 탄력있게 올라오는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돼 있어서다. 보통 더 큰 차급에 쓰이는데 장시간 운전하는 상용차 운전자를 생각해 준중형에도 적용했다고 한다.

부분변경모델인 이 차량은 대시보드와 시트 사이 공간이 기존보다 5㎝ 넓어졌다. 앉아보니 오랜 시간 운전할 때 다리의 피로를 줄일 수 있을 만큼 넉넉했다. 기어는 자동과 수동을 모두 갖췄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동으로 운전할 수 있다.

날이 추워 '손따(열선 핸들)'를 켜고 출발했다. 트럭의 주행감은 다른 트럭과 비교하는 게 객관적이겠으나, 1t 트럭만 몰아본 운전자라는 점을 먼저 밝힌다. 아무래도 4t 트럭이라 상용차를 몰 때 느껴지는 질감을 승용차와 견주긴 어려웠다. 우선 시속 30~50㎞ 정도의 저속일 땐 덜컹거림이 조금 느껴졌다. 화물칸이 빈 상태라 무게감이 부족한데다 더쎈의 특징인 '풀 에어 브레이크'에 적응되지 않은 탓이다.

인스트럭터는 "유압 시스템 브레이크가 아닌 '풀 에어 브레이크'를 기본으로 달았다"고 설명했다. 출발 전 브레이크를 밟으니 '푸쉬이~'하고 바람 소리가 났다. 이 제동 장치는 짐을 많이 실었을 때 빨리 멈춘다는 장점이 있지만 브레이크를 갑자기 세게 밟으면 너무 빨리 멈춰 운전자가 앞으로 쏠릴 수 있기에 조심해야 했다.

고속주행로에선 시속 90㎞까지 속도를 내봤다. 속도가 붙으니 저속일 때보다 오히려 안정적이었다. 코너에선 차체가 긴 만큼 회전 반경을 크게 그려야 했다. 트럭 운행 경험이 많은 상용차 운전자들에겐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처음 운전한 기자도 10분 정도 짧은 주행만으로 익숙해졌다. 내리기 전 후진을 해봤다. 운전석 뒤에 달린 트럭 적재함은 길이가 5,000㎜에, 폭은 2,280㎜에 달했는데 큰 사이드미러와 후방카메라 덕분에 특별히 어렵지 않았다.

운전석에서 내리기 전 시선을 위로 옮기자, 승용차와 달리 '주행기록계' 버튼이 여럿 눈에 띄었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주행기록을 국토교통부에 정기적으로 내는데 이 기록을 자동 전송하는 기능을 담았다고 한다. 올 하반기 커넥티드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제출되는 기능이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가격은 주력모델 4t 장축 기준 5,600만 원대에서 시작해 6,000만 원대로 적재 중량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5t 장축 기준은 6,600만~ 6,000만 원 후반대다.

군산=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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