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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수학·영어 AI교과서로..."보조교사 한 반에 20명 생기는 것"

입력
2023.02.23 18:27
수정
2023.02.23 20:0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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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4학년, 중1, 고1 도입 후 확대
정부, '맞춤형 교육'과 수업혁신 기대
교사 단체 "성급히 추진하면 부작용만"
민간기업의 학습 데이터 접근 여부도 쟁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2025년부터 초·중·고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교과서가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우선 도입 과목은 수학과 영어, 코딩을 배우는 정보 과목이다.

교육부는 23일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AI교과서 도입 계획을 공개했다. 2025년에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 먼저 AI교과서로 학습을 하게 된다.

교육부는 AI교과서가 학생의 실력에 맞춰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기존 '전자책' 형 디지털 교과서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가령 수학은 학생 수준을 가늠해 문제를 제시하며 학업 수준을 분석하고, 이를 학생과 교사에게 제시한다는 것이다. 영어는 음성인식을 활용해 말하기 연습을 지원하고, 정보 과목은 코딩 실습을 할 수 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교실에 학생이 20명 있다면 20명의 보조교사를 두는 효과"라고 말했다.

기초적인 개념습득과 문제풀이를 AI교과서가 맡는다면 교사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긴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AI교과서로부터 사전에 지식을 전달받은 후 교사와는 문제해결 역량을 기르는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다"고 했다. AI교과서 도입으로 교사의 학습지도, 상담 등의 역할이 강화되고 수업도 정보 전달보다는 토론, 프로젝트 수행 등의 방식으로 바뀔 거라는 얘기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관람객들이 디지털 교과서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관람객들이 디지털 교과서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위해선 ①AI교과서 개발 ②학생 1인당 1개의 디지털기기 보급 ③교사 역량 강화 등이 필수적이다. 기존 교과서 발행사에 AI교과서 기술이 없지만 교육부는 관련 기술을 가진 에듀테크 업체가 연합하면 교과서 개발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태블릿 등 디지털기기 보급률도 지난해 3월 기준 학생 1인당 0.28대에 불과하지만 교육부는 시도교육청들이 보급 사업을 추진 중이라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교사 연수는 선도교사단을 올해 400명, 내년 800명, 2025년까지 1,500명 선발해 교육하고 이들의 동료연수를 통해 수업 방식을 혁신하도록 한다는 게 교육부의 계획이다.

이런 기대와는 달리 변수도 적지 않다. 서울시교육청의 교육용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은 시의회가 예산 928억 원을 전액 삭감해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지방의회와 교육청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교사 단체들은 교육부가 지나치고 성급하게 도입을 추진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AI교과서의 베타 버전이라도 개발된 상태에서 모델 학교와 선도교사단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먼저"라며 "급하게 정책을 추진하다 보면 실효성 없이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 에듀테크 업체들이 AI교과서 활용으로 축적되는 방대한 '학습 데이터'에 접근하게 되면 사교육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부가 에듀테크를 강조할 때마다 사교육 업체 주가가 오른다"며 "AI교과서를 통해 수집한 학생 데이터가 고스란히 에듀테크 기업으로 넘어가는 일은 없을지 교육계는 우려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민간 업체들의 데이터 접근 여부는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를 통해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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