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불법 드론 그물로 잡는다…기술 확보 위해 225억 원 투자 나서

레이더로 드론 탐지해 그물로 포획하는 기술
도심항공교통 충돌방지 등 추가 기술 개발도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의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콘셉트 이미지. AI기능을 탑재한 드론이 불법 드론을 그물로 포획해 무력화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780만 달러(약 225억 원)를 공동 투자해 드론 등 무인기 위협에 대응할 기술 확보에 나선다.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불법 드론 공격을 무력화하는 역량을 키워 국가 안보 강화와 동시에 글로벌 대표 종합 방위산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발상에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 등과 함께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방식으로 미 항공 방어 및 보안 전문 업체인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에 이 같은 투자를 단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계약 방식은 투자금을 먼저 주고 나중에 할인된 값에 지분을 얻는 입도선매 형태로, 기술력 있는 유망 스타트업의 지분을 선점하기 위해 주로 쓰인다. 한화 측이 투자한 금액은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템 테크놀로지스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넣은 자체 개발 레이더로 불법 드론을 탐지한 뒤 자율주행 드론을 띄워 그물로 포획하는 드론 방어 시스템 기술을 갖고 있다. 드론 파괴로 인한 부수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벌써 실전에 투입된 적도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드론 대응 기술 확보할 것"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창이던 2022년 10월 17일 자폭드론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공격을 위해 접근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한화는 이 회사와 협력해 기존 무기 체계와 결합한 드론 대응 기술을 얻고 앞으로 도심항공교통(UAM)의 충돌방지 기능 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드론이 촬영을 넘어 정찰, 선전도구 등으로 광범위하게 쓰여 드론 대응 관련 시장 규모가 2021년 14억 달러(약 1조 8,260억 원)에서 2030년 아홉 배인 126억 달러(16조 4,360억 원)로 커질 전망이다. 실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드론이 정찰, 자폭용 무기 등으로 쓰이면서 역사상 첫 드론 전쟁으로 불리고 있다. 드론이 목표물의 정확한 위도, 경도 좌표를 파악할 수 있어 군의 다양한 임무 수행에서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드론 대응 기술을 확보해 국가 안보를 지키고 한화의 무기체계를 글로벌 톱티어(일류)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