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먹튀' 당한 식당 노부부 "손주 같았는데···" [영상]

20대 남성, 삼겹살 3인분에 김치찌개 먹은 뒤 달아나
식당 운영 70대 부부 "오죽했으면 그냥 갔겠냐. 놔두라"
노부부 자녀 "이러지 맙시다" CCTV 영상 공개

20일 오전 9시쯤 전남 순천의 한 식당에서 삼겹살 3인분과 김치찌개를 먹은 뒤 계산하지 않고 달아난 남성이 CCTV에 포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식당에서 삼겹살 3인분과 김치찌개를 먹은 뒤 계산하지 않고 사라진 '먹튀(먹고 도망치는 행위)' 사건이 알려져 누리꾼들이 공분하고 있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순천 청암대 근처 식당 먹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식당 주인의 자녀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70대 부모님이 겨우 운영하는 식당인데, '먹튀'한 놈'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며 폐쇄회로(CC)TV 영상과 사연을 공개했다. 식당은 전남 순천 청암대 인근에 있어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작성자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일 오전 9시쯤 발생했다. 한창 영업을 준비할 때였지만,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이 들어오자 노부부는 '손주 같은 마음'에 주문을 받아줬다고 한다. 이 남성은 삼겹살 3인분, 공깃밥, 음료수를 주문한 뒤 김치찌개까지 추가로 주문해서 먹었다. 작성자는 "아침부터 삼겹살을 시켜 조금 이상했지만 부모님은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낮에 공부하는 어려운 친구'로 생각해 장사를 준비하던 중에도 찌개까지 끓여줬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런데 식사를 다 마친 이 남성은 9시 30분쯤 고개를 들어 식당 내부를 쭉 살펴본 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부부가 계산대를 잠시 비운 상황이었다. 작성자는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과 사진도 첨부했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남성이 주변을 살피다 자리를 뜨는 모습이 식당 내 CCTV에 포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그는 "부모님이 '어려운 친구가 오죽했으면 그냥 갔겠냐. 놔두라'고 했는데, CCTV를 확인해보니 고의인 것 같다"며 "혹시 다른 식당에서 (같은 피해를) 당하지 마시라고 올린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겨우 운영하는데 아침부터 삼겹살 3인분, 공깃밥, 음료수, 김치찌개까지 5만원 돈을 먹튀한 놈을 생각하니 자식 된 마음에 아직도 화가 난다"며 "제발 우리 이러지 맙시다"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