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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변화 대책 뺀 연금 개혁, 속 빈 강정"… 청년세대는 더 큰 그림의 개혁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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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을 두고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저출생·고령화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당장 국민연금 보험료를 인상하더라도 기금 고갈 등의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22일 한국일보가 만 20~34세 청년 50명을 대상으로 국민연금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대다수 응답자는 국민연금이 지속가능하려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을 조정하는 모수개혁보다 근본적인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저출생과 고령화가 장기간 이어지며 연금을 수령하는 사람과 기간은 늘어난 반면 연금 보험료를 납입하는 인구가 점차 줄어든 것이 기형적인 국민연금 구조를 야기했고, 기금 고갈을 앞당겼다는 것이 청년들의 지적이다.
국민연금 가입자 김모(32)씨는 "연금 개혁 이전에 주거문제, 출산과 양육 이후 경력 단절 문제, 청년 취업 문제 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연금이 진정한 의미에서 개혁되기 어렵다고 본다"며 "모든 사회 문제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이를 풀지 않는 한 연금 개혁안은 깨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청년들조차 연금 고갈을 우려하며 인구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손수연(24)씨는 "저출생과 고령화라는 인구문제가 제기된 지 오래인데, 실패한 인구 정책을 왜 2030세대가 책임져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저출생이나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일자리 문제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개혁 의지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연금 고갈 경고는 과거부터 계속 지적됐던 문제인데, 여전히 개혁 방향조차 확정하지 못하는 등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무직 종사자 박모(32)씨는 "정부나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을 얘기하지만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미래에 국민연금을 못 받을 거란 막연한 불안감이 이젠 확신이 되고 있다"며 "단순히 보험료를 더 내는 것이 개혁이냐"고 반문했다.
조모(28)씨는 "인구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혁신적인 개혁이 필요한데, 보험료율을 높이는 방안은 고갈시기만 늦추는 데 그칠 것 같다"며 "당장 보험료율을 높인다고 해도 미래에 언젠가 똑같은 고민을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은 수급 시기가 한참 남아 연금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환경인데, 왜 더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지, 미래에 수급이 가능한지 정부가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취업준비생 신모(26)씨는 "보험료를 더 많이 내라고 요구하기 전에 정부는 미래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부터 해소해야 한다"며 "미래 세대에게도 연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어떻게 책임질 건지 향후 계획을 밝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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