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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속 태어난 '기적의 아기', 고모 품에서 자란다

입력
2023.02.21 12:00

고모가 입양... 숨진 모친 이름 '아프라' 물려받아

지진으로 무너진 시리아의 건물 속에서 탯줄이 달린 채 구조된 아기 '아프라'가 20일 고모부인 칼릴 알사와디 품에 안겨 있다. 진데리스=AP 연합뉴스

지진으로 무너진 시리아의 건물 속에서 탯줄이 달린 채 구조된 아기 '아프라'가 20일 고모부인 칼릴 알사와디 품에 안겨 있다. 진데리스=AP 연합뉴스

지진으로 무너진 시리아의 건물 잔해 속에서 탯줄이 달린 채 구조된 '기적의 아기'가 고모의 품에서 자라게 됐다. 당초 병원에서 아랍어로 '신의 뜻'이라는 의미인 '아야'(Aya)로 불렸던 이 여아는 자신을 낳고 숨진 엄마의 이름 '아프라'(Afraa)를 물려받기도 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알레포주(州) 어린이병원은 아프라의 고모와 고모부가 지난 18일 아기를 입양했다고 발표했다. 병원 측은 고모 부부의 유전자 검사까지 진행, 친인척 관계 여부를 정확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애초 아프라를 입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종조부(할아버지의 형제)에서 고모 가족으로 입양 주체가 바뀐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프라의 고모부인 칼릴 알사와디는 "내 아이들과 아프라는 다를 게 없고 오히려 더 애틋하다"며 "아프라도 이제 내 자식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프라의 고모 집도 지진으로 무너진 상황이지만, 전 세계에서 아프라를 입양하겠다는 수천 건의 요청이 쏟아지자 입양 절차를 서둘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프라는 지난 6일 시리아 서북부 도시 진데리스 건물 잔해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아기는 태어난 지 3시간 밖에 되지 않았으며, 엄마와 탯줄도 연결된 상태였다. 이후 탯줄은 잔해에 깔려 숨진 모친의 상태를 확인한 구조 요원이 잘랐다. 아빠와 다른 4명의 형제자매도 모두 사망하면서 아프라는 태어나자마자 홀로 남겨진 고아가 됐다. 저체온증 증세에 타박상까지 있던 아프라는 이후 알레포주 어린이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이틀 만에 건강한 상태로 호전됐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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