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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받는 수면·안정제 등 향정신성의약품은 마약류와 다르다"

입력
2023.02.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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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향정신성의약품에 부정적…마약류에서 떼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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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먹는 수면제가 마약이었나요? 중독성이 없다고 안전하다고 처방하지 않으셨나요?” “제가 앓고 있는 불면증이 그렇게 나쁜 병인가요?”

수면제나 안정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이같은 질문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마약류관리법’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마약 스캔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회장 김동욱)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 대마 및 원료 물질의 관리 사항을 규정하는 법으로, 관리 효율성을 이유로 지난 2000년 7월 ‘마약법’ ‘대마관리법’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이 통합됐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처방해 환자가 복용하는 수면제ㆍ안정제 등 향정신성의약품도 마약류로 취급되며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송성용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의무법제부회장은 “의사 처방으로 치료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은 탐욕과 범죄, 남을 해치기 위한 ‘마약류’가 됐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환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처방해 온 파렴치한 사람이 됐다”고 했다.

송 부회장은 “불면ㆍ불안ㆍ공황장애 등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처방해 안전하게 사용돼 오던 약물이 관리 효율성을 이유로 무너졌다”며 “정신질환자의 효율적 관리가 아니라 누구나 마음 편히 치료를 받을 수 있기 위해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류에서 분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arcotics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ㆍNIMS)’이 활성화되며 향정신성의약품을 거짓으로 처방받는 ‘의약품 쇼핑’을 예방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고 전문의가 처방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은 마약과 달리 의존성을 교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부회장은 “마약에 중독되면 끊기 어렵고 대체하기도 쉽지 않지만 수면제ㆍ안정제는 복용량이 늘어도 의사 처방을 통한 교정이 가능하다”며 “약물을 사용하는 병리적 이유가 있기에 다른 약물로 전환해 의존성을 끊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독욱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장은 “앞으로 대한정신건강의학회와 의사회가 협조해 공청회 등을 통해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류에서 분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임원들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수면제 등 처방약이 마약류와 다르기에 마약류에서 제외해 달라는 내용을 주장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메디컬월드뉴스 제공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임원들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수면제 등 처방약이 마약류와 다르기에 마약류에서 제외해 달라는 내용을 주장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메디컬월드뉴스 제공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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