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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선 상대 의향 없다"… 北 ICBM 도발에 美 '죽음의 백조' 맞불

입력
2023.02.19 15:30
수정
2023.02.19 17: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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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초대형 방사포 이후 48일 만에 도발 재개
김정은 명령 따라 평양서 동해로 발사...日 EEZ 넘어
김여정 "어떤 화 자초할지 생각해야" 적반하장 협박
박진 "언제든 7차 핵실험 강행", 정부 "궤변에 개탄"

북한이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ICBM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는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를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이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ICBM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는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를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해로 쐈다. 1월 1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 이후 48일 만, 미국을 겨냥한 ICBM으로는 올해 첫 도발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문을 내고 남한과의 대화를 신경질적으로 거부하며 온갖 협박을 늘어놓았다. 내달까지 줄줄이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에 반발하면서 언제든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북한의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한미는 미 전략폭격기 B-1B를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면서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재확인했다.

김정은 친필서명 담긴 명령… “국가 핵무력 입증”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미사일총국 제1붉은기영웅중대를 동원해 ICBM 화성-15형을 이용한 기습발사훈련을 실시했다"면서 "미사일이 최대정점고도 5,768.5㎞까지 상승해 거리 989㎞를 4,015초(66분 55초) 비행해 동해 공해상의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전했다. 화성-15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만㎞를 넘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통신은 이어 발사의 목적을 △무기체계 신뢰성 재확인과 검증 △핵무력 전투준비태세 각인 △국가 핵억제력 입증이라고 소개하며 김정은의 친필서명이 담긴 발사훈련 명령서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오후 5시 22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이 홋카이도 오시마오시마 섬 서방 약 200㎞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ICBM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를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발사된 미사일은 "최대정점고도 5,768.5㎞까지 상승해 거리 989㎞를 4,015초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의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으며, 강평에서 '우'를 맞았다"고 조선중앙TV는 전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의 ICBM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를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발사된 미사일은 "최대정점고도 5,768.5㎞까지 상승해 거리 989㎞를 4,015초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의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으며, 강평에서 '우'를 맞았다"고 조선중앙TV는 전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여정 “남조선 상대할 의향 없어… 어떤 화 자초할지 생각해야”

북한이 ICBM을 발사하는 고강도 도발에 나선 건 우선적으로 한미 연합훈련에 맞대응 차원으로 읽힌다. 한미 양국은 22일 미 국방부에서 열리는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 3월 실기동 중심의 대규모 ‘자유의 방패(FS)’ 등 굵직한 훈련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이번 TTX는 최초로 북한의 핵 선제공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해 강도를 높였다. 양국 대표단은 23일 북한을 옥죌 전략자산인 핵잠수함 기지(조지아주 킹스베이)도 방문한다.

북한은 군사행동과 함께 막말을 쏟아냈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여전히 남조선 것들을 상대할 의향이 없다”며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확장억제, 연합방위태세를 떠들며 미국과 남조선 것들이 위험천만한 과욕과 기도를 노골화하고 있는 것은 지역의 안정을 파괴하고 정세를 더더욱 위태해지게 만들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어 “지금처럼 마냥 용감무쌍한 척, 삐칠 데 안 삐칠 데 가리지 못하다가는 어떤 화를 자초하게 되겠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훈련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훈련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북한 추가 도발 초읽기… “언제든 7차 핵실험 감행할 수도”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17일) 외무성 담화에서 지속적이고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만큼 이러한 경고가 빈말이 아님을 드러내면서 긴장고조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향후 릴레이 도발에 대한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화성-15형 발사는 지난해 당대회 등에서 언급한 고강도 도발의 시작을 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미·한미일의 대북 압박정책이 강화될수록 북한은 더 고도화된, 예상치 못한 위협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제 북한은 한미훈련 기간과 상관없이 기습적인 훈련을 감행해 정치·군사적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이미 준비를 끝낸 7차 핵실험 우려도 다시 고조됐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 패널토론에서 "북한은 언제라도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북한의 전술핵미사일 개발·배치에 있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8일 뮌헨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한 패널토론에 참석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이 18일 뮌헨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한 패널토론에 참석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정부 “北, 책임전가 궤변... 개탄 금치 못해”

대통령실은 전날 ICBM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도발을 통해 북한이 얻을 것은 국제사회의 혹독한 제재뿐"이라고 경고했다. 통일부는 이날 김여정 담화에 대해 “현 정세 악화의 원인과 책임이 자신들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에 있다는 점을 망각하고 있다”며 “오히려 우리와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등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미 양국은 공중훈련으로 맞불을 놨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 공군 F-35A·F-15K 전투기, 미 공군 F-16과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합참은 "미 확장억제 전력의 적시적이고 즉각적인 전개를 통해 동맹의 압도적 전력에 의한 연합방위 능력과 철통같은 방위 의지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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