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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년…" 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 추모식 열려

입력
2023.02.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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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20주기 추모식,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서
상인회 "대구시 약속 이행 안해" 반대 집회

대구 지하철 참사 20주기인 18일 대구시 동구 용수동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이 희생자를 기리는 꽃을 놓으며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지하철 참사 20주기인 18일 대구시 동구 용수동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이 희생자를 기리는 꽃을 놓으며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지하철 참사 발생 20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이 18일 오전 대구 동구 용수동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렸다. 하지만 인근 상인들은 팔공산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한 대구시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반대 집회를 열면서 한때 소란이 일었다.

참사 발생 시간인 오전 9시 53분에 맞춰 열린 이날 추모식에는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 세월호·삼풍백화점 등 전국 8개 재난 피해자 가족으로 구성된 '전국 재난참사 피해가족연대' 회원, 유가족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묵념과 추도사, 추모 공연,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김태일 이사는 추도사에서 "지난 20년 동안 똑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고 있는 만큼 대구지하철참사를 기억해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추모공원 조성을 통해 유가족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아물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참사 당시 숨진 고 정지혜씨의 어머니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겠다는 희망 고문만 하다가 2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버렸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18일 오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20주기 추도식이 열린 대구 동구 용수동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앞에서 팔공산 상인회와 주민 등이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독자 제공

18일 오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20주기 추도식이 열린 대구 동구 용수동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앞에서 팔공산 상인회와 주민 등이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독자 제공

추모식 도중에는 팔공산 상인회와 주민 등이 "테마파크 내 추모행사 즉각 철회하라" "대구시는 협약을 즉각 실행하라"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반대 집회를 열면서 이 일대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격분한 한 유족은 "장사 안되는게 우리 탓이냐"고 소리치며 달려들다 경찰 제지를 받기도 했다.

팔공산 동화지구상가번영회 관계자는 "대구시가 시민안전테마파크를 추모공원으로 조성하는 대신 팔공산 상권 활성화를 위한 약속을 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중앙로역 추모공간이 있는데 이곳에서 추모식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53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50대 남성의 방화로 발생했다. 사고로 지하철에 타고 있던 승객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6명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아직도 무연고 희생자로 남아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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