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암 절제뿐만 아니라 미용ㆍ기능 재건 수술도 중요”

“피부암, 암 절제뿐만 아니라 미용ㆍ기능 재건 수술도 중요”

입력
2023.02.20 18:30
수정
2023.02.21 09:4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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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이태열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이태열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그동안 흔하지 않았던 피부암이 자외선과 유해 물질에 많이 노출되면서 국내 환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이태열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그동안 흔하지 않았던 피부암이 자외선과 유해 물질에 많이 노출되면서 국내 환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피부암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총칭하는 말이다. 미국ㆍ영국에서는 암 발생 5위 안에 들 정도로 주요 암이고, 전 세계적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고령화가 지속되고 자외선ㆍ유해 물질에 많이 노출되면서 피부암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피부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2만983명에서 2021년 2만9,459명으로 4년 새 40% 이상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피부암 재건 전문가’ 이태열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암 절제 시 재발을 막기 위해 정상 조직도 잘라내야 하기에 수술하면 없어지거나 잘못돼 불안전해지는 결손 부위가 커질 수 있다”며 “특히 피부암은 얼굴처럼 노출이 많은 부위에 발생하기에 기능적 측면뿐만 아니라 미용적으로도 완벽하게 피부를 재건해야 한다”고 했다.

-피부암 종류가 다양한데.

“편평상피암, 기저세포암, 흑색종 등이 대표적이다. 기저세포암이 가장 흔한 피부암이지만 다행히 성장이 느리고 다른 부위로 전이가 잘 되지 않아 가장 덜 위험하다. 눈ㆍ코 등 얼굴 중심에 주로 발생하기에 암 제거뿐만 아니라 수술 흉터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편평상피암은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피부암으로, 입술ㆍ얼굴ㆍ귀에 자주 발생한다. 림프절과 내부 장기로 전이되기도 하는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한다.

악성 흑색종(Malignant melanoma)은 동양인에게는 잘 나타나지 않는데 최근 환자가 늘고 있다. 피부암 중 가장 위험한 암이어서 일찍 발견하지 않으면 내장ㆍ중추신경계로 전이돼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피부암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

“수술을 통한 완전 절제가 근본 치료법인데, 광범위 절제술과 ‘모스 미세 도식 수술(Mohs micrographic surgery)’이 있다. 광범위 절제술은 피부암 병변과 함께 주변 정상 조직(5~20㎜ 정도)까지 절제하는 수술이다. 악성 흑색종 같은 전이성 종양은 비교적 넓게 잘라내는 광범위 절제술을 주로 시행한다.

모스 미세 도식 수술은 정상 피부를 포함해 눈에 보이는 피부암 절제를 최소화해 단계적으로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제거된 조직을 얼려 냉동 절편을 만든 후 종양 세포 유무를 현미경으로 확인해 남아 있는 피부암 병변이 있다면 암세포를 추가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암세포가 관찰되지 않을 때까지 반복한다.

그런데 피부암 종양 제거에만 집중하면 미용ㆍ기능적인 측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코ㆍ귀ㆍ입술 같은 곳에 암이 발생하면 흉터뿐만 아니라 얼굴 형태가 영구적으로 바뀔 수 있다. 따라서 환자 삶의 질을 높이려면 성형 재건 수술이 중요하다.

피부 이식술과 함께 환자의 다른 부위 혈관을 포함한 피부 조직 전체(피판)를 떼어내 피부 결손 부위와 연결하는 ‘유리 피판술(遊離皮瓣術ㆍfree flap)’ 등 재건술로 손상된 부위를 재건하고 외모ㆍ기능도 회복하면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피부암 재건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수술 후 결손 부위 재건은 위치, 크기, 종양 종류, 재발 가능성, 나이, 건강 상태, 기능ㆍ미용적 측면 등에 따라 1차 봉합술, 피판술, 피부 이식 등을 택해 재건한다.

1차 봉합술은 결손 부위 양쪽 피부를 끌어당겨 봉합하는 것으로 결손 부위가 작을 때 시행한다. 피부암을 제거할 때 ‘피부 긴장 풀림선(Relaxed skin tension lineㆍRSTL)’을 고려해 절제 부위를 정한 뒤 그 결을 따라 봉합하면 흉터가 자연스럽게 가려질 수 있다.

또한 이미 발생한 피부 주름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수술 의사의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하다. 하지만 코 결손 시 단순히 1차 봉합하면 피부를 당겨 코에 구조적인 변형이 생길 수 있기에 모든 부위에 적용하진 않는다.

피부암 병변이 일반적이라면 대부분 ‘국소 피판술(local flap)’로 재건한다. 피판은 어떤 조직을 옮길 때 그 자체로 혈액순환이 되는 혈관을 가진 조직을 말한다. 국소 피판술은 인접한 주변 조직을 이용해 결손 부위를 메우는 방식이다. 결손 부위 인접 조직은 피부 색깔 차이가 거의 없어 국소 피판술이 가능하다면 미용적으로 훌륭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소 피판술도 숙련도가 높은 의사에게 받는 게 중요하다.

이 밖에 상황에 따라 피부 이식(skin graft)을 활용할 수 있고, 결손이 광범위하다면 유리 피판술(free flap)을 시행한다. 유리 피판술은 채취 조직을 자유로이 택할 수 있지만 쉬운 수술이 아니어서 실패하면 피판 괴사 등이 생길 수 있어 미세혈관 문합(吻合ㆍ연결)을 잘하는 의사에게 맡겨야 한다.”

-피부암 치료에 있어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의 차별점은.

“피부암 치료의 1차 목표는 암세포의 완벽한 제거이고, 2차적 목표는 미용ㆍ기능적으로 완벽한 재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진료과 간 협진이 필수적이며 병변이 클수록 더 그렇다. 특히 고려대 안산병원의 성형외과ㆍ피부과는 피부암 치료에 있어서 다년간 이어져 온 긴밀한 협진 시스템으로 암 완치는 물론, 재발 방지와 수술 후 흉터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자가 병원에서 진찰과 함께 조직 검사로 암이 확진되면 성형외과ㆍ피부과 집도의들이 머리를 맞대고 본격적인 수술 계획을 세운다. 병변 위치에서 절제술 후 예상되는 결손부 크기, 재건에 필요한 조직 종류, 환자 기대까지 고려해 환자에게 적합한 재건술을 택하므로 수술 경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덧붙여 최근 피부암의 신속한 진단ㆍ치료를 위해 휴대용 초음파검사 장비도 도입했다.

피부암 치료를 위한 기초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교수팀은 2021년 세계 최초로 생체 내 종양 형성능을 가진 혈관 육종 세포주, ‘KU-CAS3’ ‘KU-CAS5’를 확립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포주는 계대 배양이 가능하며 비교적 균질한 유전형이나 표현형 특성을 가지므로 질병 특성을 연구하고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효과적이다.

피부암 일종인 피부 혈관육종은 국소 재발ㆍ전이가 흔해 경과가 좋지 않지만 생물학적 특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고 표준 치료법도 확립돼 있지 않다. 또한 발병률이 낮아 대규모 임상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었는데, 우리 병원 성형외과에서는 새로운 세포주를 활용해 혈관육종 특성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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