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략 전쟁 1년…드론은 갈수록 ‘고공비행’

러시아의 침략 전쟁 1년…드론은 갈수록 ‘고공비행’

입력
2023.02.18 07:00
수정
2023.02.18 08:45

주요 격전지서 존재감 드러내
열세 예상 우크라이나 선전 배경
적진 정찰 분야 등에서 맹활약
[아로마뉴스(32)]2.13~17

편집자주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우크라이나 부흘레다르에서 진격 중이던 러시아 탱크들이 드론 공격에 파괴되면서 뒤엉켜 있다. AP 연합뉴스

허허벌판에서 속수무책으로 파괴된 탱크들은 어지럽게 뒤엉켰다. 진격 도중 검은 연기와 더불어 뭉게구름 모양의 시뻘건 불길 속에 휩싸인 처참한 탱크 모습도 포착됐다. 전열에서 벗어나 탈출하는 병사들의 행렬까지 눈에 띄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부흘레다르 지역에서 무인항공기(드론)에 일방적으로 당한 러시아군의 치욕적인 패배 현장은 그랬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이 전한 최근 2주간 현지에서 감지된 우크라이나군 드론의 활약상이다. 우크라이나의 동부와 남부 전선이 교차, 전략적 요충지로 알려진 곳에서다. 전쟁에 필요한 각종 물자의 보급로 확보를 위해선 반드시 장악해야 할 지역이다. 이와 관련된 흔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트위터엔 당시 해당 지역에서 파괴된 31대의 러시아산 탱크 사진과 연관된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CNN은 이에 대해 “봄철 대공세를 앞두고 부흘레다르 지역에서 나타난 러시아군의 완패는 지휘와 전술 측면에서 모두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1년 가까이 진행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혈투 속에 군사용 드론의 존재감이 배가되고 있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양국 간 진검승부 현장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면서다. 드론이 현대전을 주도할 확실한 ‘게임 체임저’로서 입지를 확보했단 평가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미국 민간 위성 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러시아 사라토프주의 엥겔스 공군기지 모습.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장거리 폭격기 Tu-95 등이 피해를 봤다. 엥겔스=AFP 연합뉴스


개전 초반만 해도 ‘세계 넘버2’의 군사력을 보유한 러시아의 압도적인 우세로 점쳐졌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강력한 탱크부대, 해군 전력과 맞서는 것부터 버거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튀르키예에서 군용 드론으로 공수한 ‘바이락타르 TB2’가 러시아 탱크부대와 경비함 기습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수년 전부터 실전에 투입된 바이락타르 TB2는 중고도의 장거리 드론이다. 이와 관련해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3월 의회에서 "(튀르키예) 드론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포병부대와 그들의 보급선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군의 진격을 늦추고 저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무인항공기의 공로를 인정했다.

미국이 제공한 수백 대의 각종 드론도 우크라이나엔 든든한 지원군으로 기용됐다. 특히 자폭 드론 ‘스위치 블레이드’나 ‘피닉스 고스트’ 등은 최신의 러시아군 탱크나 장갑차 격파는 물론 탄약고 및 식량 창고를 포함한 후방의 주요 보급선 파괴에 앞장섰다. 인명피해가 ‘제로(0)’인 데다 가성비가 뛰어난 드론이 전쟁에서 확실한 무게감을 드러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러시아도 이란산 ‘샤헤드-136’ 기종 등을 도입, 실전에 배치하면서 드론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샤헤드-136은 최대 시속 185㎞로 목표물이 포착될 때까지 해당 지역을 비행하면서 2,500㎞까지 항속할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현재 전선에 형성된 ‘수요와 공급 법칙’ 역시 드론 가치 재산정엔 긍정적이다. 우선 방산업체 입장에선 이미 개발해둔 드론의 실전 테스트 기회를 놓칠 리 만무하다. 고비용이 필수인 드론의 실전 성능 시험을 공짜로 할 수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따라올 홍보 효과는 덤이다. 러시아에 고전 중인 우크라이나 측에서도 최신 기능의 드론 지원은 '가뭄 속 단비'나 다름없다. 러시아와 장기전에 들어가면서 나타난 무기 부담 문제를 저렴한 비용으로 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드론 업계 관계자는 “양국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군사용 드론의 가치는 더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역이 주요 드론 업체들의 테스트베드(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17일 키이우에서 드론이 공격을 위해 접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정찰과 촬영 분야에서도 드론의 가치는 상종가다. 정찰 임무는 소형 드론엔 맞춤형이다. 본체에 부착된 카메라로 적의 위치나 주변 정황을 촬영한 사진은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자료로 쓰인다. 드론이 확보하는 공격 대상의 정확한 좌표도 유용한 데이터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 하루에도 수백 편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는 것도 드론 덕분이다.

이런 기류를 감지한 각국은 드론을 무력화시킬 ‘안티드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안티드론엔 드론 조종에 사용되는 통신 방해와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기술 이 적용되고 있다.

한편, 미국 방산업계 전문 컨설팅 업체 틸그룹에 따르면 2015년 40억 달러(약 4조8,000억 원)에 머물렀던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2024년엔 147억 달러(약 17조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허재경 이슈365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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