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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경제 전망... "그래서 주식, 지금 사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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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지금 담아도 되나요?"
거시경제 지표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한 번쯤 해 봤을 고민입니다. 금리 인상의 명분이 됐던 물가가 슬며시 하락하면서 다시 투자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은행 정기예금에선 두 달간 16조 원이 증발했고요. 반면 투자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 예탁금은 넉 달 전 수준(52조 원)으로 다시 늘어났어요. 단기 상품에 투자해 역시 투자 대기자금으로 인식되는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1월 초 대비 30조 원 더 증가했죠.
그런데 막상 '총알'을 장전하자니 영 찝찝합니다. 물가 하락 속도가 생각보다 더딘 데다 '경제 윤활유' 역할을 하는 고용과 소비가 아주 탄탄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쉽게 내리지 않을 거라는 불안감이 들기 때문이죠. 연준은 고물가를 잡으려고 일부러 경기를 꺼트리고 있거든요.
①'양날의 검' 같은 최근 경제 지표들도 투자자를 헷갈리게 합니다. 예시로 15일(현지시간) 발표한 1월 미국 소매판매지수를 볼게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소매점의 판매금액으로 소비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인데요. 1월 미국에서 소매판매지수는 전월보다 3%나 늘었다고 해요. 예상치(1.8%)를 훨씬 크게 뛰어넘어서요. 그러자 돈을 많이 쓰는 만큼 물가가 다시 오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대두됐죠.
그런데 이날 뉴욕 3대 증시는 오히려 상승 마감합니다. "소비가 이렇게나 는 걸 보면 경기침체는 없겠다"고 긍정적 면에 집중하는 사람이 더 많았거든요. 여기에 투자자를 헷갈리게 하는 두 번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②경제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시장과 연준의 해석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입니다.
연준의 입장은 한결같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2%대로 안정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 경제 지표들이 나올 때마다 연준 위원들은 같은 취지의 말을 반복하며 시장에 경고했어요. 그런데 시장은 계속 긍정적인 면만 보려고 해요. 이달 있었던 연준과 시장의 기싸움을 표로 정리해 봤어요.
사건 | 연준 | 주식 시장 |
---|---|---|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 "높은 수준의 금리 오랫동안 지속해야" |
"3월, 마지막 금리 인상" |
1월 고용보고서 발표 후 파월 연준 의장 연설 |
"FOMC 때 했던 얘기" |
|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 "6월까지 금리 올릴 수도, 그치만 연내 인하" |
금리를 올리는 건 연준이지만, 시장의 관점도 아주 무시할 수는 없어요. 경제는 생물 같아서, 시장의 반응이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내고 연준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거든요.
복잡할 땐 전문가를 찾아가야죠. 그래서 제가 대신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전문가의 생각도 갈려요.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의 투자 전략 애널리스트에게 문의했는데, 2대 2로 답이 나뉘었거든요… 기업실적, 즉 펀더멘털 전망이 달랐기 때문이에요.
'비중 확대' 의견을 낸 전문가들은 기업실적이 곧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봤어요.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의미죠.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분기 기업들이 대규모 손실 처리를 했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분기 실적이 계단식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어요.
그밖에 △기관을 중심으로 매수 대기자금이 존재하고, △유럽의 긴축,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두 지역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예상했어요.
김 팀장은 "2~4월이 위험자산을 확대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강조했어요. 왜냐하면 2분기 중순에는 주식시장이 다시 혼란할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에요. 시장이 금리의 '상고하저'를 기대하는 만큼, 상반기가 끝나갈 무렵 연준과 시장의 기싸움이 더욱 팽팽해질 가능성이 높아서예요. 이 때문에 "2분기에는 하락을 피하고, 하락 후 매수하는 것이 연간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조언했어요.
한국투자증권도 비슷한 의견이에요. 김대준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한국의 주요 산업인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의 실적이 조만간 '턴어라운드(호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의 시장 부양 의지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 세 종목에 대한 투자는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어요. 다만 "2, 3월엔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의를 줬어요. 1월 중 코스피가 8% 이상 폭등한 탓에 단기적으론 주가가 알맞은 수준으로 조정될 거란 얘기예요.
신중론을 펼치는 전문가들은 "바닥으로 가려면 한참 남았다"고 생각해요.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수출이 엉망인 데다 기업실적은 더 나빠지고 있다"며 "그런데 주식시장이 올라간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침했어요. "수출이 마이너스를 보일 때 코스피가 장기적으로 랠리(상승)한 사례도 없다"고 덧붙였죠. "지난해 10월부터 축적된 기대심리가 2, 3월 청산될 것"이라 당분간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했고요.
이 때문에 1월 코스피 랠리를 보고 시장에 들어간 투자자들에게는 "현재 포트폴리오는 다 던져버리고 반도체 대형주만 남기는 게 가장 마음 편할 것"이라고 조언했어요. 그는 사실 "반도체 실적은 1분기에 훨씬 더 나쁠 것"으로 전망해요. "덤핑(싼 가격에 판매)할 만큼 재고가 과도하다"면서요. 그럼에도 반도체를 두라는 건 '챗GPT' 때문이에요. "미국 서부 광산 개발 때 청바지가 특수를 누렸듯, 인공지능(AI) 시장의 호황은 반도체에 호재"거든요.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펀더멘털이 계속 나빠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코스피 2,400 이상에서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건 부담스럽다"고 했어요. 역시 1월 급반등에 따른 조정을 우려하며 "코스피가 2,450 이상일 때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고요. 다만 "내년 이후를 바라본다면 조정 장세를 잘 이용해서,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방산, 인터넷 주를 분할 매수할 것"을 권고했어요.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데다 주요국의 부양 정책이 집중되는 종목이거든요.
전문가들 의견이 다른 건 사실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해요. 미래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건, 신중해야 한다는 쪽도 지금 비중 확대하라는 쪽도 공통된 의견이 있었다는 거예요. 바로 ①1분기 중엔 주가 조정이 일어난다는 점, 따라서 하락장에 대비해 매수·매도 전략을 짜야 한다는 점. 그리고 ②투자처로 반도체 주를 공통 제시했다는 점이에요.
주식 투자가 고민이라면 소개해 드린 의견들 중, 가장 납득됐던 의견을 참고하는 게 어떨까요. 끝으로 투자에 정답은 없다는 점, 투자 책임은 반드시 본인이 져야 한다는 점 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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