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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와 암투… 정글 같은 방송국서 여성연대는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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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모닝쇼’는 시청률 1위 아침 뉴스 프로그램이다. 경쟁자 추격이 만만치 않으나 아직 여유는 있다. 진행자 교체 등 변화를 주면 선두 유지는 문제없어 보인다. 큰 사건이 터진다. 남자 진행자 미치(스티브 카렐)에 대한 미투 보도가 나온다. 미국 방송국 UBA 수뇌부는 대책 마련에 나선다. 방송국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던 올곧은 언론인 미치는 순식간에 파렴치범이 된다. 드라마 ‘더 모닝쇼’는 인화성 강한 소재로 시작해 끝까지 긴장과 쓴웃음을 선사한다.
미치의 짝인 진행자 알렉스(제니퍼 애니스톤)는 난감하다. 15년 동안 친구로서 동료로서 일해 온 미치가 떠나자 황망하면서도 슬프고 외로우며 배신감을 느낀다. 하지만 감상에 젖을 때는 아니다. 자신도 밀려나게 될 상황이라는 위기를 절감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지역 방송사 기자 브래들리(리즈 위더스푼)와 손을 잡는다.
생존을 위해 브래들리를 선택했다고 하나 도전적이고 기자 정신이 충만한 브래들리는 알렉스에게 매사 위협적이다. 대본에 따르지 않고, 자기식대로 방송을 해 알렉스를 곤경에 처하게 한다. 한편으로는 그런 브래들리가 자신을 몰아낼까 두렵기도 하다.
‘더 모닝쇼’ 관계자들은 현장 진행을 위해 로스앤젤레스 한 여관에 머문다. 여관 이름은 사파리. 카메라는 커다란 네온사인 간판을 종종 화면 중앙에 놓는다. 의도는 알아채기 쉽다. ’더 모닝쇼‘ 관계자들은 사파리 동물들처럼 치열한 생존경쟁을 한다.
특별한 악인은 없으나 분명한 선인도 없다. 각자 방송을 매개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때론 음모를 꾸미고, 자주 합종연횡한다. 좋은 방송을 만들겠다는 대의는 있으나 명분은 곧잘 사라지고 각자의 이익 추구만 남고는 한다. 방송에서 퇴출된 미치는 혼자 죽을 수 없다는 복수심에 불타 여전히 방송을 흔들고, 방송국 수뇌부는 책임 회피와 더불어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계략을 짠다.
등장인물들은 서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머리를 쓰면서 가끔은 가슴에 기대게 된다. 각자의 속내와 욕망이 부딪혀 마찰음을 내나 종국엔 사랑과 직업의식이 약자와 여성연대로 이어지고 옅은 희망을 안긴다. 브래들리와 알렉스는 세상을 장악하고 있는 남성들과 타협을 통해 각자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음에도 종국엔 이를 거부한다. 여성들이 불붙인 미투는 결국 여성들이 최종적으로 마무리한다. 의외의 결말임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속도감 있으면서도 예측불허 전개가 매력적이다. 배우들이 모두 제 역할을 하는데, 특히 제니퍼 애니스톤이 시선을 잡는다. 나락에 떨어진 유명 인사가 마음의 소리를 통해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묘사해낸다.
CNN 방송 진행자 출신 브라이언 스텔터가 쓴 논픽션 ‘아침의 정상: 아침 TV 세계 속으로’(2013)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기획 당시엔 미투가 있지 않았으나 제작 단계에 이를 적극 반영해 이야기 동력으로 삼았다. 미투에 대한 남성들의 그릇된 인식, 가해자와 피해자의 다른 관점 등이 세밀히 묘사된다. ‘피스메이커’(1997)와 ‘딥임팩트’(1998)를 만들었던 노장 여성 감독 미미 리더가 총괄프로듀서로 참여하고 1, 2, 10부 메가폰을 잡았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62%, 시청자 91%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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