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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ATL, 포드 손잡고 IRA 규제 회피…K배터리 美 수성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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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이차전지 회사인 중국의 '닝더스다이(CATL)'가 미 포드자동차와 손잡고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CATL은 포드와의 합작사(JV) 설립으로 중국산 배터리를 미국에서 못 쓰게 하려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인한 불이익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반면 'K배터리' 업계에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ATL은 포드와 JV를 설립하고, 35억 달러(약 4조4,000억 원)를 투자해 미 미시간주 마셜에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CATL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처음이다. 두 회사는 이 공장에서 연간 40만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만들 계획이다. 이는 포드 전기차 4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앞서 CATL과 포드는 미 버지니아주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차기 대선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는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반대하며 공장 유치를 거부했다. 앞서 멕시코 공장 건설도 철회했던 CATL 측은 미시간 주정부와 협상에 돌입, 공장 건설을 허가받았다. 마셜은 포드 공장이 있는 디트로이트와 약 160㎞ 거리에 있어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적합한 위치로 평가받는다.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하는 LFP 배터리는 포드의 주력 전기차 '머스탱 마하E',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쓰일 예정이다. LFP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성능 면에서는 모자라지만 원가가 10~20%가량 저렴하다. 앞서 테슬라도 모델3 등 보급형 모델에 LFP 배터리를 넣으면서 수익성을 높였기 때문에 포드도 같은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CATL과 포드가 손을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올해부터 IRA를 시행하면서 사실상 중국산 배터리는 미국에서 사라질 뻔했다. LG에너지솔루션(GM), SK온(포드), 삼성SDI(스텔란티스)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과 JV를 만들고, 미 전기차 이차전지 시장 장악에 박차를 가하려 했다. 하지만 CATL은 미시간 공장에 배터리 생산 기술만 제공하고, 소유·운영권을 포드가 100% 갖는 방식으로 IRA 규제를 피했다. 이로 인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점유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SK온은 CATL의 미국 진출을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다. 먼저 포드와의 '블루오벌 SK'라는 JV를 설립하고, 10조2,000억 원을 투자,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연간 총 129GWh 규모 배터리 생산기지 3개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당 105킬로와트시(kWh) 배터리가 들어가는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 기준 약 120만 대를 매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온은 CATL과 같은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하지만 원가 경쟁력에서 밀린다.
포드는 2026년까지 전기차 20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 중 70%는 K배터리로부터 공급받을 예정이고, 나머지 30%를 CATL 등 중국산 이차전지로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의 LFP 배터리 비중을 높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3위 배터리 업체 BYD나 CALB, 궈시안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같은 방식으로 IRA 규제를 빗겨 나갈 가능성이 높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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