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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위한 전문가 플랫폼 규제인가

입력
2023.02.15 00:00
26면

효율·후생 동시 강화하려는 윤 정부 공약
디지털 전환이 혁신·효율 동시 달성 해법
부작용 경계보다 과감한 변화 모색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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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디지털 전환은 현 정부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적은 노동시간을 보장하여 인간다운 삶을 보장한다는 핵심 공약을 달성하려면 더욱 그렇다. 충분하고 풍요로운 부와 복지를 누린다는 것은 제한된 자원을 생각할 때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순적 문제를 풀고 적게 일하고 잘 살 수 있게 하는 답의 상당 부분이 윤석열 정부 공약 내용에 들어있다. 바로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한 혁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기존 오프라인 중심 산업을 온라인 중심의 혁신적·효율적 체계로 변화해야 한다. 그런데 기존 정부의 오프라인 중심, 포지티브 규제(법에 해당 사업이 사업분야로 인정되어야 사업이 가능한 체제) 법규 체계는 전환을 막는 큰 장애물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이러한 규제들을 없애기 위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실 그 진전 및 성과는 크게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농지규제 등 기관장들도 풀 수 없는 얽혀 있는 규제가 얼마나 많길래, 오죽하면 김영환 충북지사조차 충북도의 산업진흥 문제를 풀 수만 있다면 '활주로에 드러눕겠다'고 선언을 하고 나섰을까.

물론 그런 규제들이 생긴 연유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만들어질 당시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나쁜 의도를 가진 집단들의 부패한 시도를 막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 등이 있었음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고, 우리가 가만히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가운데 진화를 통해 역량을 확대하는 다른 국가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으려면 변화와 역량 강화는 필수적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변화하는 게 힘든 것은 맞지만, 변화하지 않는다면 국가 자체가 세계 무대에서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디지털 전환 중 첨예한 갈등이 있는 분야가 의료, 법, 세무 등 전문가 플랫폼 분야이다. 국민 대다수가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격오지 국민들에 대한 원격의료에 찬성하지만, 거의 대부분 금지되어 이들 지역 국민들이 의사의 적극적인 치료 자체를 못 받고 있다. 의료·법 분야에서는 플랫폼 규제에 의한 정보 제한으로 국민들은 잘못되거나 혹은 비싼 서비스인지도 모르고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물론 기존 업계는 지나친 정보로 가격 정보가 노출되면 가격 경쟁에 의한 열악한 서비스가 등장하여 문제가 된다고 반박한다.

국민을 보호한다는 기존 업계의 입장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염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을 말도 안 되게 낮추어 문제가 되는 의료행위가 있다면 플랫폼을 통하여 알려지고 소비자 선택에 의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낮은 가격으로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가 규제 때문에 실현되지 못하는 손실이 이를 금지함으로써 얻는 소수에 대한 보호의 효익보다 많지 않을까? 세계 최고의 지능 수준과 교육 수준을 보유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지식을 공유한다면 부작용보다 긍정적 효과가 더 많을 것이다. 정부가 과거 규제를 그대로 유지해서는 안 되는 논리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이제라도 시대에 뒤처진 규제의 비용에 대한 실증, 계량적 조사와 함께 데이터 축적을 통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부작용을 막는 최소한의 규제만으로 서비스 수준을 안전하게 유지하면서도 국민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의 서비스를 공급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모두가 규제 개선과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이야기하지만, 일부 극소수·극단적 부작용을 내세우는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면 새로운 변화와 서비스는 이룰 수 없다. 이제라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 해법을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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