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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한 중국 "미국 비행체도 우리 영공 10번 침범...격추하겠다"

입력
2023.02.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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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행체, 지난해 이후 10차례 영공 비행"
사실 여부는 미확인...'외교적 블러핑'일 수도


미 해군 폭발물처리반 소속 장병들이 이달 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앞바다에서 중국 정찰 풍선 잔해를 수거하는 장면. 미 해군 제공

미 해군 폭발물처리반 소속 장병들이 이달 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앞바다에서 중국 정찰 풍선 잔해를 수거하는 장면. 미 해군 제공


중국이 영해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확인됐다며 "격추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날려 보낸 것으로 의심되는 비행체 4대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포착돼 전부 격추했다"고 미국이 압박하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중국은 "미국 또한 최근 10차례 중국 영공에 고공 기구를 띄웠다"고 주장했다.

13일 중국 매체 지무신문과 펑파이 등에 따르면, 칭다오시 지모구 해양발전국은 전날 르자오시 인근 해역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를 발견했다며 격추를 준비하고 있다고 통지했다. 해양발전국은 조업 중인 어민들에게 대피 통보를 내리면서 "낙하물을 발견하면 촬영하거나 인양해 달라"고 주문했다. '동경 120도 51분, 북위 35도 37분'이라는 비행체 발견 좌표도 제시했다.

"우리 비행체 격추에 상응 조치할 것" 미국에 경고

중국의 발표는 미국을 향한 상응 조치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은 미국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산 비행체를 "군사 정찰용이 아닌 민간 기상 탐지용"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지난 4일(현지시간) F-22 전투기를 띄워 격추했다. 중국은 "우리에겐 대응 조치를 할 권리가 있다"고 명분을 쌓아왔다.

중국의 엄포가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주요 관영 매체들은 르자오시 해역 비행체에 대한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도 비행체의 실체에 함구하고 있어 미국에 경고를 보내기 위한 '외교적 블러핑(부풀리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미확인 비행체는 모르는 일" 선 긋기

미국 영공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 추정 비행체를 이달 4일 미군이 격추한 순간. 연합뉴스, 미 해군연구소 트위터 캡처

미국 영공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 추정 비행체를 이달 4일 미군이 격추한 순간. 연합뉴스, 미 해군연구소 트위터 캡처


중국은 "미국도 중국 영공에서 비행체를 운용해왔다"고 받아쳤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고공 기구가 지난해 이후에만 10여 차례 중국의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중국 영공으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중국만 탓할 일이 아니며, 양국이 피장파장이란 취지다. 왕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을 모욕하고 책망할 게 아니라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10~12일 연속으로 격추한 미확인 비행체 3기도 중국의 것"이라는 의혹에 중국은 명확히 선을 그었다. 왕 대변인은 "(4일 격추된 비행체 이외에) 다른 미확인 비행체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증거 없이 무책임한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비행체 격추는) 과도한 반응"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이 띄운 것으로 추정되는 정찰 비행체가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만에서도 빈번하게 포착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대만 고위 관리는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군이 띄운 수십 개의 정찰 풍선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대만 상공에 진입했다"며 "마지막으로 관측된 것은 불과 몇 주 전"이라고 말했다. FT는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대만에서 관측된 풍선은 중국 최고 군사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 산하 장비개발부가 개발한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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