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세한송백'을 닮은 태안 소나무숲

입력
2023.02.14 04:30
25면
구독

충남 태안의 한 바닷가 소나무 숲에서 발견한 세한송백의 풍경, 온몸에 새하얀 서리를 덮어쓴 소나무는 지금껏 흔히 보았던 푸른 소나무와는 또 다른 장엄한 모습이었다. 태안=왕태석 선임기자

충남 태안의 한 바닷가 소나무 숲에서 발견한 세한송백의 풍경, 온몸에 새하얀 서리를 덮어쓴 소나무는 지금껏 흔히 보았던 푸른 소나무와는 또 다른 장엄한 모습이었다. 태안=왕태석 선임기자

한겨울 소나무를 표현하는 고사성어 중에 세한송백(歲寒松柏)이라는 말이 있다. 겨울에도 늘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는 소나무와 잣나무를 일컫는다. 다른 나무들과 달리 추위 속에서도 늘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는 모습이 지조와 절개를 닮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충남 태안의 한 바닷가 소나무 숲에서 이런 모습이 잘 어울리는 풍경을 발견했다. 입춘이 지나면서 큰 추위가 물러갔지만, 도시와 떨어진 전원에는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한겨울 못지않은 서리를 만날 수 있다.

밤새 온몸에 새하얀 서리를 덮어쓴 소나무에 아침 햇살이 번지자 다시 푸른색으로 돌아오고 있다.

밤새 온몸에 새하얀 서리를 덮어쓴 소나무에 아침 햇살이 번지자 다시 푸른색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날도 시골길 산 아랫자락 음지에서 푸른빛 소나무에 살포시 내려앉은 흰색 서리를 마주하고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온몸에 새하얀 서리를 덮어쓴 소나무는 지금껏 흔히 보았던 푸른 소나무와는 또 다른 장엄한 모습이었다. 이런 소나무가 빚어낸 풍광에 취해있노라니 눈앞에 한두 방울의 물이 뚝 떨어졌다. 비가 오나보다 생각하고 하늘을 쳐다봤지만, 하늘은 한 점 구름이 없었다. 어디서 떨어진 물방울일까? 궁금증은 이내 풀렸다.

온몸에 새하얀 서리를 덮어쓴 소나무에 아침 햇살이 번지고 있다.

온몸에 새하얀 서리를 덮어쓴 소나무에 아침 햇살이 번지고 있다.

해가 산봉우리 너머로 떠오르면서 솔가지에 붙은 서리가 녹아 물이 된 것이었다. 조금 지나 햇살이 번지면서 서리는 사라지고 소나무는 본래의 푸른색으로 되돌아왔다. 올 한해는 유난히 어려운 시기가 될 거라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희망을 간직하고 있으면 한 줄기 햇살이 소나무를 감싼 서리를 녹아내리게 하듯, 우리의 삶도 다시 푸르름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겨울 풍파를 견디는 세한송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아침이다.

이른 새벽 온몸에 새하얀 서리를 덮어쓴 소나무는 지금껏 흔히 보았던 푸른 소나무와는 또 다른 장엄한 모습이다.

이른 새벽 온몸에 새하얀 서리를 덮어쓴 소나무는 지금껏 흔히 보았던 푸른 소나무와는 또 다른 장엄한 모습이다.


왕태석 선임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