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의 당당한 외침 "결혼하고 싶어요" [인터뷰]

입력
2023.02.13 16:34

13일 진행된 김옥빈 '연애대전' 라운드 인터뷰
직접 밝힌 연애와 결혼관은?
유태오와의 케미스트리는 100점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옥빈은 넷플릭스 '연애대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옥빈은 넷플릭스 '연애대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옥빈이 스스로 갇혔던 관습, 또 나아가 사회의 관습을 깨고 도약했다. 주로 장르물로 대중을 만났던 김옥빈이 노래방에서 춤을 추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신선한 재미로 남았다.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옥빈은 넷플릭스 '연애대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와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로 달콤한 밸렌타인데이 시즌에 걸맞는 이야기와 분위기로 주목받고 있다.

'연애대전'을 통해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게 된 김옥빈은 쾌활하고 당찬 본인의 모습을 완벽하게 투영해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날 김옥빈은 공개 소감에 대해 "얼떨떨하다. OTT 공개는 처음이다. TV는 시청률이 나오는데 (OTT는) 반응을 모르겠더라. 작가님과 감독님에게 말도 못하고 있다"면서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간 매체를 통해 보였던 모습과는 180도 다르기 때문에 주변의 반응도 뜨거웠다. 김옥빈이 "작품이 공개된 후 동료 배우들이 '너잖아'라는 말을 했다. 동생도 이건 언니가 하던 짓인데 그동안 안 보여줬을 뿐이라더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미란의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성격과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란 부분이 배우 본인과 닮았단다. "저도 어렸을 때 할머니와 아빠가 선머슴처럼 뛰어다니지 말라는 말을 들었어요. 자라온 환경, 미란의 성격, 상황 대응이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작가님에게 저를 참고해서 만든 캐릭터라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와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다. '연애대전' 스틸컷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와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다. '연애대전' 스틸컷

김옥빈이 '연애대전'을 선택한 이유는 꽤 특별하다. 오랜 연차에도 이번 작품이 첫 로맨스코미디인 까닭에 대해 "20대땐 로맨스가 나와 안 어울리는 옷이라고 생각했다. 30대에는 비슷한 역할에 질렸다. 배우가 한 가지 이미지에 고정되지 않아야 하는데 편협하게 작품을 섭취했다는 생각에 '연애대전'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 역시 겁이 났지만 싱크로율 높은 캐릭터에 용기를 가졌단다.

극중 '내가 제일 잘 나가' '마법소녀' '보랏빛 향기'를 추는 김옥빈은 보는 이들에게 꽤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에 대해 김옥빈은 "나름의 만족감이 있었다. 회식 장면을 찍을 때 연습을 많이 했다. 카메라로 2주간 연습했다. 잘 췄는데 조금 나와서 아쉽다"면서 만족감을 표출했다. 이 만족감은 새로운 변신에 대한 감정이기도 했다. 현장에서 춤추는 김옥빈을 보면서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뒤집어졌다는 후문을 들을 수 있었다.

극중 캐릭터처럼 실제로 김옥빈 역시 불의를 참지 않는 편이다. "밑에서 (정의감이) 올라올 때도 있지만 직업적인 부분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 안 되기 때문에 참는다. 안 그러면 기사 1면에 나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중 미란은 변호사이지만 재판하는 장면보다는 인물이 체력 단련하는 장면이 더욱 많이 나올 정도로 액션에 능한 설정이다. 장르적으로 오버스러운 면을 강조해야 했다. 그는 "감이 없어서 극의 종류에 따라 더욱 오버스러워야 했다"고 떠올렸다.

작품은 여자에 대한 오해가 가득한 남자와 남자에 대한 편견으로 찬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선입견에서 비롯된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변해간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김옥빈은 앞서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이 작품은 너무 소중하다. 미란은 비혼주의이지만 강호가 밀어붙이면 결혼하지 않았을까. 저는 결혼하고 싶다. 비혼주의가 아니다. 예쁜 아이 낳아서 잘 살고 싶다"고 소망을 직접적으로 표출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제가 보기와 다르게 애교가 많다. 제가 리드하는 편이라서 끌려가는 연애는 못한다"고 실제 연애관을 드러냈다.

유태오와의 호흡은 어땠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말 신기한 배우였다. 항상 의외의 연기를 한다. 연기에 대한 태도가 정말 진지하고 신에 대해 뻔하지 않게 하려고 한다. 저도 상상하지 못한 연기를 하면서 유연한 사고를 하는 배우였다"고 극찬했다. 그가 매긴 케미스트리 점수는 100점이다. 유태오를 자꾸 장난치고 싶게 만드는 배우라고 표현한 김옥빈은 "SNS 짤을 서로 그렇게 보낸다. 개그 코드가 잘 맞는다. 서로 끝나고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옥빈은 넷플릭스 '연애대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1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옥빈은 넷플릭스 '연애대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그간 작품들을 돌아본다면 김옥빈은 워낙 액션에 능한 배우이기도 하다. 이 때문일까. 그는 극중 집에서 액션 호흡을 맞추다가 남강호를 때리는 장면, 체육관에서 때리는 장면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꼽았다. 김옥빈은 "대본을 보면서 깔깔 웃었다. 어떤 로코에서 여주가 남주를 개패듯 패냐. 이런 여주를 본 적이 없다. 그 장면을 힘줘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그간 김옥빈은 여배우 입장에서 항상 목소리를 높이는 연기자다. 이에 김옥빈은 "제가 요즘 나오는 대본들을 보면 여자 캐릭터가 변화한지 3, 4년 됐다. 그 전까진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최근 대본들을 보면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여미란 같은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없었다. 드세고 여장부다. 그것에 대한 경계가 없이 다양한 캐릭터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옥빈의 말을 빌리자면 어느덧 시대가 달라졌고 세상이 요구하는 여성상도 달라졌다. 그는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드라마 '일타 스캔들'을 언급하면서 "전도연 선배님이 후배 배우들이 가야할 그 길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나이 상관없이 어떤 역할이든 사랑 받을 수 있고 장르 불문하게 넘나들면서 대대적인 활약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김옥빈이 한때 겪었던 고민에서 비롯됐다. 나이를 먹으면서 역할의 한정과 작품 폭이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김옥빈은 "윤여정 선생님도 미나리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예전에 막연하고 두려웠던 것들이 선명해졌다.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생각이 점점 들고 있다"고 달라진 점을 짚었다.

"뭐든 처음이 어려워요. '박쥐'도 처음이라서 어려웠고 '악녀'도 처음이라 어려웠듯 이번에도 로맨스코미디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한 번 겪어보니 편해졌어요. 그동안 한정적 이미지에 갇혀있었기 때문에 스펙트럼을 확장시키고 싶었어요. '김옥빈은 어떤 장르도 다 잘 해'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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