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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발견되는 '중국산 의심' 비행체...미국, F-22로 격추해 '본때'

입력
2023.02.12 21:05
수정
2023.02.13 01:03
17면

미국, 7일 동안 '풍선 추정' 비행체 3대 격추
중국 기업 제재 확대… 13일 의회 보고
중국 "미국의 환상·악의적 대응" 반발

4일(현지시간)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미국 해군연구소 트위터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미국 해군연구소 트위터 연합뉴스

중국산 풍선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비행체가 북미 대륙에서 최근 일주일 동안 세 번이나 미군 전투기에 격추됐다. 미군은 이달 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상공에서 대형 풍선 비행체를 격추한 데 이어 10일과 11일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에서 격추시켰다.

4일 격추된 비행체에 대해 미국은 "정찰 풍선"이라고 의심하지만, 중국은 "민간 기상관측 기구"라고 주장한다. 미군과 캐나다군이 비행체를 정밀 분석하기 위해 비행체의 잔해를 전부 수거하고 있는 만큼, 중국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여부가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미국은 4일 격추된 풍선형 비행체와 연관된 중국 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등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불쾌해하면서도 직접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중 사이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흐르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알래스카→캐나다... 또?

11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발견된 미확인 비행체 요격을 위해 이륙한 미 F-22 전투기의 모습. 워싱턴포스트 캡처

11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발견된 미확인 비행체 요격을 위해 이륙한 미 F-22 전투기의 모습. 워싱턴포스트 캡처

12일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공군은 11일 F-22 전투기를 출격시켜 캐나다 북부 유콘 지역 상공을 떠다니던 미확인 비행물체를 캐나다 공군과 함께 요격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 영공 내 요격을 승인했고, F-22가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했다. 캐나다군은 육지에서 비행체 잔해를 수거 중이다.

10일엔 미국 알래스카주(州) 북동부 해안 상공에서 미 공군 레이더에 비행체가 잡혔다. F-22가 약 12㎞ 높이에서 격추한 비행체는 소형차 크기였다. 4일 최초 격추된 열기구 모양의 비행체가 버스 3대 크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다양한 기종의 정찰 기구를 미국을 향해 날려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미 몬태나주 공군 레이더에도 12일 이상 신호가 잡혔다. 미 연방항공청이 민간 항공기 항로를 폐쇄하고 전투기부터 긴급 투입했으나, 비행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재로 압박하는 미국 vs 공세 수위 높이는 중국

미국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들이 수거한 중국 정찰 풍선 잔해를 처리하는 모습이 지난 9일 공개됐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들이 수거한 중국 정찰 풍선 잔해를 처리하는 모습이 지난 9일 공개됐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은 알래스카와 캐나다에서 격추된 비행체도 중국산이라고 보고 중국 압박 카드를 뽑아 들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12일 ACB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에게 브리핑을 했다면서 "미 정부는 둘 다 풍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비행체의 성격에 대한 미 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앞서 미 상무부는 4일 격추된 정찰 풍선의 부품 소재 개발·생산 기업인 '베이징 난장 우주 기술' 등 5개 기업과 1개 연구소를 10일 수출 제재 명단에 올렸다. 중국의 '스파이 풍선'임을 확신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은 13일까지 의회에 이번 사태 관련 기밀 문서를 보고한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확인된 144건의 미확인 비행체 조사 기록이 포함될 전망이다. 의회는 보고 내용을 검토한 뒤 중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결정한다.

중국도 반격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2일 논평에서 미국의 빈부 격차와 총기 폭력 문제 등을 새삼 지적하며 "미국식 민주주의의 강력함은 환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찰 풍선 격추 전까지 인민일보는 "중국과 미국의 상호존중과 상생"을 강조했으나, 기조를 바꾼 것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제재 조치에 "워싱턴의 일부 악의적 정치 세력의 정치적 책동으로 비행선 사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세계 공급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반발했다.

정재호 기자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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