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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까지 등장한 與 전대... "칼 겨눌 수 있어" vs "망상이자 당원 협박"

입력
2023.02.12 19: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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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安 대표 시 尹 대통령 탄핵 우려" 발언
안철수 "어떤 정신상태냐", 천하람 "금도 있다"
안철수·천하람, '당 개혁 적임자' 내세우며 경쟁
예비경선 득표결과 두고 김기현·안철수 신경전

김기현(왼쪽 사진부터), 안철수,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연합뉴스

김기현(왼쪽 사진부터), 안철수,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를 하루 앞둔 12일 당권주자들 간 난타전이 불을 뿜었다. 김기현 후보가 전날 '안철수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대통령 탄핵론'에 불을 붙이자, 안 후보와 천하람 후보가 각각 "공포 분위기 조성", "당원 협박"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면서다. 김 후보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던 안 후보와 천 후보 역시 서로 '보수 개혁 적임자'를 자처하며 물고 물리는 신경전을 벌였다.

김기현 "安, 대통령에 칼 겨눌 수 있어" 安 측 "망상, 협박"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자진사퇴를 주장한 안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에게 칼을 겨눌 수 있다는 걱정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썼다. 전날에도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이 (당대표가 돼선) 곤란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한 입장이다. 안 후보가 대선 당시였던 지난해 2월 울산 유세에서 "1년만 지나면 윤석열 찍은 내 손가락을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말한 사실까지 소환하면서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언제든지 윤 대통령을 겨냥할 수 있다는 프레임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페이스북에 김 후보의 대통령 탄핵론과 김 후보 측 신평 변호사의 윤 대통령 탈당론을 싸잡아 "도대체 어떤 정신상태이기에 저런 망상을 할까"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서도 "국민들, 당원들께 실례되는 말씀이기 때문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은 "전대 자체를 뒤흔드는 망언"이라며 "당원과 국민을 협박하는 쌍끌이 협박정치"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나선 김기현 의원이 12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의창구 당원간담회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나선 김기현 의원이 12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의창구 당원간담회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천 후보는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 "아무리 선거가 중요하고 본인 지지율이 조급해도 정치에는 금도가 있다"며 문제 삼았다. 이준석 전 대표도 김 후보가 울산시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힌 점을 거론하면서 "지금 와서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다른 후보를 엮어 당원들에게 협박을 통해 득표하려고 하는 모습은 매우 온당치 못하다"고 직격했다.

대세론 내세운 김기현 vs 당 개혁 강조한 안철수·천하람

김 후보는 '대세론'을 부각해 당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KBS에 출연해 "기사를 보니 (예비경선에서) 제가 1등을 했다. 1등과 2등 사이에 큰 격차가 났다는 보도가 있던데, 허위보도는 아닐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컷오프(예비경선) 순위와 득표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자신이 우위를 선점했다고 자신한 것이다. 지지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선 "둘 다 당을 떠나지 않고 지켜온 동지적 관계"라며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와 '정통 뿌리를 갖고 있는 당 지도자'임을 강조했다. 정치 입문 후 창당과 탈당, 합당을 반복해온 안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의 새로운 변화와 총선 승리 전략 정책 비전 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의 새로운 변화와 총선 승리 전략 정책 비전 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안 후보는 정당 개혁과 내년 총선 승리를 강조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비전 발표회에서 △시스템 공천 △반부패 정치혁신특위 설치 △불체포특권 포기 대국민 서약 등을 약속했다. 내년 총선 공천에 일절 개입하지 않으며 본인의 출마지역도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맡기겠다고 했다. 천 후보 등 이준석계 주자들도 정당 개혁을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선 "거기는 말뿐"이라며 견제했다.

안 후보 측은 예비경선 득표와 관련한 김 후보의 발언도 지적했다. 이종철 수석대변인은 득표 결과가 비공개 원칙임을 강조하며 "공정한 선거가 돼야 할 전대가 누군가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후보는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오찬간담회를 갖고 '개혁 후보 4인방'임을 자처했다. 천 후보는 "전당대회 다음 날 헤드라인이 '개혁 바람,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에 가로막히다'라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절망적일 것"이라며 "개혁을 바라는 열망이 불가역적인 바람으로 불어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동석한 이 전 대표도 안 후보의 공천 개혁안에 "과거 바른미래당에서 막후 실력자로 있으면서 공천 룰을 흐트러뜨린 적이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친이준석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후보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취재진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뉴스1

친이준석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후보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취재진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뉴스1


13일 권역별 합동연설회 돌입

당대표 후보들은 권역별 합동연설회 및 토론회 준비에도 돌입했다. 연설회는 13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7차례 실시되고, 당대표 후보 토론회는 15일부터 4차례 방송된다.

손영하 기자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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