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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분노에 결국 고개 숙인 에르도안...부실 대응 최초로 인정

입력
2023.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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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파손돼 신속 개입 못했다며 공식 인정
8일엔 "이렇게 큰 재난은 대비 못해" 발언
여론 악화되자 5월 선거 의식해 태도 바꾼 듯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A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A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강진 발생 후 정부의 대응이 신속하지 않았다면서 처음으로 부실 대응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인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동남부 아디야만을 방문해 “너무 많은 건물이 파손돼 우리(정부)가 원하는 만큼 신속하게 개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이를 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지진과 관련 정부 잘못을 최초로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그의 지난 행보와 상반되는 발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8일 하타이주(州)의 구호 현장을 찾아 “이렇게 큰 재난에 준비돼있기는 불가능하다”며 책임 회피성 발언을 남긴 바 있다. 당시 그는 정부가 지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부정한 사람들의 허위 비방”이라고 일축해 대중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이미 정부의 구조작업이 지연되고, 무너져버린 건물의 부실 공사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정부에 대한 불만은 고조돼왔다. 여기에 20여 년 간 납부하게 한 지진세의 용처를 묻는 질문에도 매번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대비를 하긴 한 거냐”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 대통령의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여론을 급속도로 악화시켰다.

결국 비난 여론이 우세해짐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이 잘못을 공식 인정해 민심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014년부터 대통령으로 장기집권 중이며 올해 5월 14일 대선에서 임기 연장을 노리고 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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