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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국 노르웨이는 어떻게 2차 세계대전에 휘말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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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중립국을 선언했다. 전쟁으로 생각지 못한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철광석 수출에 의해서였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참전한 국가들은 무기 제조를 위해 철광석이 필요했다. 유럽 철광석 대부분이 노르웨이 작은 항구 나르비크를 거쳐 수출됐다. 독일과 영국 외교관들이 나르비크에 모여 머리를 조아리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호시절은 1940년 4월 끝났다. 독일이 철광석 독점을 위해 나르비크를 점령하면서부터다. 영국이 가만있을 리 없다. 나르비크는 금세 주요 전장이 됐다.
노르웨이 영화 ‘나르비크’는 1940년 4~6월 나르비크에서 있었던 일을 되짚는다. 젊은 부부 군나르(카를 에그스뵈)와 잉리드(크리스틴 하르트겐)가 이야기를 이끈다.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구가하던 두 사람이 전쟁의 참화를 이겨내는 모습이 역사와 더불어 펼쳐진다.
군나르는 항구를 지키는 병사다. 잉리드는 호텔 직원이다. 영어와 독일어가 뛰어난 잉리드는 통역 일도 한다. 나르비크가 독일과 영국 양쪽의 구애를 받던 시기, 독일은 예고 없이 도시를 침공한다. 나르비크를 장악하고, 주인 행세를 한다. 군나르는 노르웨이 병사로 소임을 다하려 애쓴다. 잉리드는 독일 영사 통역사로 일하면서 살아남을 방법을 참는다.
영화 초반부는 역사에 집중한다. 중립국 노르웨이가 왜 독일에 등을 돌리게 됐는지를 서술한다. 독일이 나르비크를 점령할 수밖에 없던 상황, 영국과 프랑스가 노르웨이와 합동작전으로 나르비크 탈환에 나선 과정을 스펙터클한 장면들로 보여준다. 독일군과 노르웨이군의 치열한 고지전, 도시 포격 등이 눈길을 잡는다.
역사라는 거시적 이야기 안에 군나르와 잉리드의 미시적 사연이 포개진다. 군나르는 남다른 사명감을 지녔다. 아내와 어린 아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더 치열하게 전투에 임한다. 독일군 점령지에 남겨진 잉리드는 양심과 현실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한다. 영국인을 도와주면서도 독일군에 ‘부역’한다.
군나르와 잉리드는 역사라는 급류에 휘말린 이들을 대변한다. 중립국을 표방하고도 총을 들 수밖에 없던 노르웨이의 상황을 상징하기도 한다. 군나르와 잉리드는 영국과 독일에 대해 적의도 호의도 없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시대는 그들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군나르는 나라를 위해 사선을 넘나들고, 잉리드는 아들을 지키기 위해 곤혹스러운 선택을 한다. 전쟁이 불러낸 비극이다.
영화의 영어 부제는 ‘Hitler’s First Defeat(히틀러의 첫 번째 패배)’다. 나르비크에서 독일군은 첫 패배를 접하나 곧 반격에 성공한다.
한국에선 접하기 쉽지 않은 노르웨이 영화로 우리가 잘 모를 역사 한 자락을 다룬다. 무심코 지나치기 마련인 역사의 대목을 알기 싶게 전달해준다는 점만으로도 꽤 흥미롭다. 이야기 전개 방식은 좀 상투적이다. 서스펜스를 염두에 둔 철교 폭파 장면, 선택의 기로에 놓인 약자의 불우 등은 여러 전쟁 영화에서 많이 봤던 모습들이다. 허술하게 만들어진 영화라는 의미는 아니다. 전쟁 영화로서 갖춰야 할 여러 미덕을 지녔으나 특별하진 않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노르웨이에서는 극장 개봉을 해 40만 명이 봤다. 인구 547만 명을 감안하면 적은 수치는 아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100%, 관객 83%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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