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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개혁 다시 정부에 넘긴 국회, 무책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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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로 예정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국민연금 개혁안 발표가 사실상 무산됐다. 산하 민간자문위원회와 합의안 초안 마련에 실패하자 특위는 공을 정부로 넘겨 연금개혁 시계를 원점으로 되돌려놨다. 불가피한 국민적 갈등을 회피하려는 것인데 내년 총선을 의식한 무책임한 행보로밖에 볼 수 없다. 정부와 국회가 서로 핑퐁만 하면서 연금개혁이 제대로 될지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특위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자문위와 회동 후 “구조개혁을 충분히 논의하고 나서 (모수개혁 논의를)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2055년 고갈 전망이 나온 만큼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성을 위해 지난 석 달간 자문위는 모수개혁에 집중해왔다. 구조개혁은 이해당사자가 많고 범위가 넓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모수개혁은 얼마를 내고(보험료율) 받을지(소득대체율)를 조정하는 것이고, 구조개혁은 다른 공적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해 바꾸는 것이다.
앞서 자문위는 보험료율을 올리고 납부 기간을 늘리자는 데까진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특위 위원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난데없이 “국민 500명을 모아 공론화를 하자”더니, 이번에 아예 개혁을 늦출 태세인 것이다. 세대 간 의견차는 잘 알려져 있어 합의안 도출이 관건인 상황에서 전문가도 국회도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강 의원은 “모수개혁은 일정 부분 정부 몫이 강하지 않느냐는 걸 공감했다”고도 했다. 정부 출범 직후 개혁 논의를 국회로 넘기더니 이젠 국회가 정부로 떠넘기는 모양새다. 이제 와서 특위가 구조개혁만 하겠다고 나서면서 정부가 약속한 '10월 최종 개혁안 마련'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7월과 올 1월에 “연금·노동·교육 개혁은 국민이 정부에게 명령하셨다”고 강조했다. 명령을 어길 셈이 아니라면 국민 앞에 스스로 제시한 책임과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보험료를 더 내란 걸 달가워할 리 없는 표심의 눈치만 본다면 과거 실패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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