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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 탓에 수송기 못 떠"… 시리아, EU에 지원 공식 요청

입력
2023.02.09 07:41
수정
2023.02.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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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회원국들에 지원 권고… 정권의 구호물품 전용 감시할 것"

8일 시리아 반군 거점인 북서부 알레포에서 지진으로 집을 잃은 한 남성이 거리에 앉아 모닥불을 쬐고 있다. 알레포=로이터 연합뉴스

8일 시리아 반군 거점인 북서부 알레포에서 지진으로 집을 잃은 한 남성이 거리에 앉아 모닥불을 쬐고 있다. 알레포=로이터 연합뉴스

튀르키예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시리아가 서방에 도움을 요청했다. 시리아는 서방의 제재로 많은 국가들로부터 직접적인 원조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야네스 레나르치치 유럽연합(EU) 인도적 지원·위기관리 담당 집행위원은 시리아로부터 공식적인 지원 요청을 받음에 따라 회원국들에 의약품과 식량 지원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레나르치치 집행위원은 "지원 물품들이 제재를 받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의해 전용되지 못하도록 확실히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주요 국가들과 우호적인 외교 관계여서 각국으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와 달리, 시리아는 국제사회 제재 탓에 상당수 국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바삼 삽바그 주유엔 시리아 대사가 "미국과 EU의 제재 때문에 많은 비행기와 화물 수송기가 시리아 공항에 착륙하기를 거부한다. 이 때문에 인도적 지원에 나서려는 국가들도 수송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삽바그 대사는 "장비나 정부의 역량이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제재 때문에 수색과 구조 활동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제재 해제와 다마스쿠스를 통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시리아를 적극적으로 돕는 국가는 우방인 러시아와 이란이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카타르 오만 레바논 이라크 등 인접 국가들이 보낸 구호 물품도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반군 점령지역 1,435명을 포함해 3,13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 서북부 마을 100여 곳이 폐허로 변했다고 밝혔다. 오랜 내전을 겪은 시리아의 반군 지역에서는 구조된 주민들이 치료받을 병상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시리아는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과 반군으로 양분돼 13년째 내전을 이어가고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반군의 공격으로 한때 실각 직전까지 몰렸으나, 2015년 러시아가 정부군을 지원하며 내전에 개입하자 전세를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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