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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연락 안 된 6시간 피 말라"… 애타는 국내 거주 튀르키예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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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완전히 무너져 차에서 지내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도 안 다친 게 천만다행이죠.”
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케밥 식당에서 만난 직원 A씨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접경지대를 강타한 규모 7.8의 가공할 만한 강진이 발생한 6일(현지시간) 가족과 연락이 안 된 시간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 그는 “지진 직후 인터넷이고 전화고 다 먹통이라 피가 말랐다”고 했다. 지진 발생 6시간이 지나서야 가족과 연락이 닿았다. 다행히 건물에서 빨리 탈출한 덕에 식구들은 무사했다.
대형 참사를 겪은 튀르키예에 전 세계에서 구호와 지원 등 온정이 답지하고 있으나, 재외동포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한국에 사는 튀르키예인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거주 튀르키예인은 총 2,772명. 이들은 요즘 초조한 마음으로 고국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튀르키예 요리 전문 레스토랑 체인을 운영하는 시난 오즈투르크(50)씨는 “한창 점심을 준비하던 시간에 비극적 소식을 접해 가게마다 난리가 났다. 가족의 사망을 확인한 직원들은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국 돕기 운동은 이미 시작됐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십시일반 모은 구호금을 주한튀르키예대사관을 통해 고국에 보낼 계획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당장 귀국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한 푼이라도 더 벌어 튀르키예를 돕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크다고 한다. 이태원동에서 만난 무라트 카야(37)씨는 “건물도, 집도 사라지는 등 도시가 말 그대로 폭삭 주저앉았다”면서 “가족 생사는 확인했으니 한국에서 열심히 벌어 동포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체류 튀르키예인들은 한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잊지 않았다. 오즈잔 네페스(47)씨는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118명이 이날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 도착한 사실을 언급하며 “어느 나라보다 한국의 도움은 특별하다. ‘형제의 나라’라는 걸 새삼 느낀다”고 고마워했다.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이태원을 중심으로 ‘애도 물결’ 역시 이어지고 있다. 이태원 식당에서 일하는 이모씨는 “튀르키예인들과 20년 가까이 지낸 데다, 우리도 얼마 전 큰 사고를 겪어서인지 강한 동질감을 느낀다”고 안타까워했다.
기부 행렬에 동참하는 일반 시민도 많다. 댓글 한 개당 1,000원의 기부금을 보내는 카카오의 기부플랫폼 ‘같이가치’에는 지금까지 10만 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월드비전, 대한적십자사, 유니세프 등 구호단체도 모금 행사를 진행 중이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모금액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를 통해 10만 원을 기부한 구효정(37)씨는 “슬픔만 공유하기보다 실질적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성재(41)씨도 “튀르키예 국민들이 속히 절망을 극복하고 희망을 노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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