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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과다하고 직무관련성 인정된다면서... 곽상도 무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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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전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청탁을 받아 하나은행의 성남의뜰 컨소시엄 잔류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고,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가 경제적으로 독립했으므로 50억 원을 곽 전 의원이 수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첫 법적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병채씨가 받은 50억 원에 대해 "이례적으로 과다하고 곽 전 의원과 직무관련성도 인정된다"고 봤지만, 대가성이 없고 병채씨가 독립적 생계인이란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곽 전 의원에게 적용한 혐의는 크게 두 가지였다. ①2015년 초 대장동 개발 사업자 공모 과정에서 김만배씨로부터 하나은행을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잔류시켜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2021년 4월 병채씨 성과급 명목으로 50억 원(세후 25억 원)을 수수했고 ②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직전인 2016년 3월 남욱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최대 쟁점은 병채씨가 2021년 4월 화천대유를 퇴직하면서 받은 50억 원의 성격이었다. 검찰은 50억 원을 두고 곽 전 의원이 청탁 대가로 받은 돈이라고 봤다. 김만배씨가 병채씨를 통해 곽 전 의원에게 고문료 지급을 논의하는 정황이 담긴 '정영학 녹취록'과 "김씨가 '곽 전 의원이 김정태 하나은행 회장에게 말해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막았다'고 말했다"는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들의 증언이 핵심 증거였다.
검찰은 직무관련성도 인정된다고 봤다. 병채씨의 성과급 수령 시기에 곽 전 의원은 국민의힘 부동산투기조사 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특별위원회가 'LH 사태' 관련 조사를 벌인 사실을 고려하면, 대장동 사업을 감시하는 업무 역시 곽 전 의원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곽 전 의원과 김만배씨는 "성과급은 충분히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병채씨가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한 뒤 대장동 사업에 헌신한 덕에 사세가 커졌고 격무로 인해 질병을 앓게 됐기에, 이에 대한 보상으로 높은 금액을 책정했을 뿐이라는 취지였다. 곽 전 의원과 병채씨가 경제적으로 분리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성과급 50억 원에 대해선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다. 병채씨에게 회사 내 유사 직급 직원보다 10배 많은 성과급을 주는 건 과다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이 참여한) 특별위원회는 투기 의혹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까지 포함한다"며 직무관련성도 인정했다.
하지만 검찰이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게 재판부 결론이었다. ①하나은행의 성남의뜰 이탈 위기 ②김씨가 곽 전 의원에게 도움 요청 ③곽 전 의원이 하나금융지주 임직원 상대로 로비했다는 검찰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검찰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들도 유죄를 입증하기엔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2018년 11월 서울 강남구 음식점에서 곽 전 의원이 김씨에게 컨소시엄 와해 위기 해결 대가를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곽 전 의원이 약속된 돈을 요구하는 내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영학 녹취록에 나오는 김씨의 50억 원 지급 방안 논의 정황에 대해서도 "김씨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직무관련성을 인정하고도 유죄 판단을 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병채씨의 경제적 독립을 강조했다. 병채씨가 결혼하고 독립적 생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곽 전 의원이 50억 원을 직접 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가 정영학 녹취록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은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녹취록에 담긴 50억 원 지급 모의 정황 등을 사실로 판단하면서도 곽 전 의원의 유죄 근거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다만 대장동 일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들 재판에서까지 신빙성이 탄핵될 지는 미지수다. 재판부가 이날 녹음파일 음질이 좋지 않아 녹취록과의 동일성 논란이 제기됐던 정영학 녹취록의 증거능력 자체는 인정했기 때문이다. 대장동 사업 관련 다른 피고인들의 유죄 근거로는 활용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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