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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제품 후기, 사실은 협찬... 요즘엔 숏폼도 '뒷광고'

입력
2023.02.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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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뒷광고 게시물 2.1만 건
정교해지는 뒷광고 수법
광고주 등 조사·제재 계획

뒷광고 위반 의심 게시물.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뒷광고 위반 의심 게시물.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100% 면 소재가 착 감싸면서 건조시켜 주니 씻는 시간이 즐겁더라고요. 삶의 질을 높여주는 애정템이 될 것 같아요.' A씨가 샤워 가운 사진과 함께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이다. 그는 샤워 가운을 B업체에서 협찬받았지만 '#제품제공'을 표시하는 대신 업체명만 태그(#)하고 '땡큐'라고 적었다. A씨가 순수한 소비자로서 남긴 사용 후기로 오해를 살 만한 뒷광고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뒷광고 위반 의심 게시물 2만1,037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한국인터넷광고재단에 의뢰해 지난해 4~12월 모니터링한 결과다.

뒷광고는 광고주로부터 공짜로 제공받고도 직접 산 제품인 것처럼 후기를 올리거나, 협찬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게시물이다. 일반인 후기의 탈을 쓴 광고인 셈이다.

뒷광고 위반 의심 게시물.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뒷광고 위반 의심 게시물. 자료=공정거래위원회

SNS 뒷광고는 TV 등 기존 광고와 달리 누구나 쉽게 홍보할 수 있고, 단가도 저렴해 광고주는 식당 등 자영업자, 모델은 일반인인 경우가 많다. 광고 진입 문턱이 낮은 특성 탓에 SNS 뒷광고는 갈수록 느는 추세다. 작년에 잡힌 뒷광고 위반 의심 게시물은 전년 대비 4,017건 증가했다.

SNS별 뒷광고 위반 의심 게시물은 인스타그램 9,510건, 네이버 블로그 9,445건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1분 미만의 짧은 영상 콘텐츠인 숏폼도 633건 적발되면서, 새로운 뒷광고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품으로 보면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을 뒷광고한 게시물이 많았다.

뒷광고 수법은 더 정교해지고 있다. 2021년 모니터링 때만 해도 '원고료 또는 제품을 받아 작성', '#협찬' 등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뒷광고가 전체의 41.3%였다. 하지만 이런 뒷광고 비중은 지난해 17.0%로 떨어졌다.

뒷광고 위반 의심 게시물.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뒷광고 위반 의심 게시물.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대신 제품 제공 사실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은 게시물이 같은 기간 10.0%에서 41.3%로 확대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더보기'를 눌러야만 협찬 여부를 알 수 있거나, 원고료 수령 문구를 블로그 화면 바탕색과 거의 비슷한 색상으로 써 읽기 어렵게 하는 식이다.

SNS 사용자, 광고주들은 모니터링에서 걸리지 않은 다른 게시물까지 추가로 고치면서 총 3만1,064건의 뒷광고를 자진 시정했다. 공정위는 자진 시정 조치와 별개로 뒷광고를 적극 종용하는 등 악의적 위반행위를 한 광고주, 광고대행사를 조사·제재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가 SNS에서 다양한 상품 정보를 통해 합리적 구매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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