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경선 중립의지로 불필요한 논란 없애야

입력
2023.02.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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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왼쪽),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에서 열린 동대문구 갑을 당협 합동 당원대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 안철수(왼쪽),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에서 열린 동대문구 갑을 당협 합동 당원대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 새 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가 ‘윤심(尹心) 개입’ 논란에 이전투구로 치닫고 있다. 친윤 진영은 이번엔 김기현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한 안철수 후보 공격에 나섰다. 심각한 건 대통령실까지 경선판에 뛰어든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에게 “실체가 없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표현을 운운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자는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자 적(敵)”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연합뉴스가 5일 보도했다. 안 후보가 윤핵관을 비판하며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에 맞서 '안윤(안철수-윤석열)연대'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안 후보가 다시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이라고 겨냥하자 이진복 정무수석은 즉각 "(안 후보가) 먼저 끌어들였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현 상황은 정당민주주의를 논할 것도 없이 공정 경선 측면에서 부작용이 매우 크다. 김 후보 후원회장인 신평 변호사는 “안 의원이 되면, 윤 대통령은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원들의 자유투표 의지를 겁박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친윤 진영은 100% 당원투표와 결선투표로 당헌을 개정해 논란을 빚었다. ‘민심 1위’ 유승민 전 의원을 의식한 걸로 비친 데 이어 ‘당심 1위’를 달리던 나경원 전 의원이 사퇴 압박에 못 견뎌 출마를 포기했다. 이번엔 안 후보가 집단린치 대상이 된 것인데 이런 일련의 행태는 중단돼야 마땅하다. 비전과 품격을 보여주어야 할 집권당이 국민 인내를 시험하는 것 아닌가.

국민의힘은 천신만고 끝에 정권을 되찾고도 이준석 전 대표 징계 파동 등 내홍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사분오열된 여당을 한데 묶고 총선 승리를 이뤄내는 게 차기 지도부의 과제일 것이다. 이대로라면 민심과 당심의 역풍은 물론 전대 이후 당 분열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확실하게 중립 의지를 밝혀야 후보들이 국민적 관심 속에 건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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