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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시각과 시선에 따라서 사물이나 사람은 천태만상으로 달리 보인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있었던 그대로 볼 수도 있고, 통념과 달리 볼 수도 있다. [봄B스쿨 경영산책]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작은 시도다.
2월 4일은 입춘(立春)이다. 새해 첫 절기를 맞이하여 옛사람들은 한 해의 길운과 풍요를 기원하며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글자를 쓴 입춘첩을 대문이나 서까래에 붙여 놓았다. 요즘에도 지역 향교, 국립민속박물관, 지역 박물관 등에서는 입춘첩 붙이기 민속행사를 한다. 개인들도 SNS로 입춘대길 글자 이미지를 서로 보내며 한 해 길운과 건강을 축원한다.
세종 때 만든 조선의 독자 역법인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에 따르면, 춘하추동 각 계절은 입춘·입하·입추·입동의 4립(四立)으로 시작된다. 칠정산내편 역일(曆日)의 기후(氣候)는 '입춘은 정월의 절기… 입춘의 초후(初候)는 동풍이 불어와 언 땅을 녹이고 중후(中候)는 벌레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며 말후(末候)는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고 썼다. 입춘은 봄 절기가 성립되기 시작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입춘의 세시풍속으로 '아홉차리'와 '적선공덕행'이 있다. '아홉차리'는 입춘 전날이나 대보름 전날에 각자 소임을 아홉 번씩 부지런히 되풀이하면 한 해 동안 복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화를 입는다는 풍속이다. 글을 배우는 사람은 천자문을 아홉 번 읽고, 나무꾼은 아홉 짐의 나무를 하며, 노인은 아홉 번 새끼를 꼬고, 여자아이나 여성은 나물을 아홉 바구니 캐기를 하면 복을 받는다는 것이다. 9를 완전한 수로 여겨 길운을 비는 의미를 갖기도 하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여 기량을 갈고닦는 것은 실력을 키워 한 해 복을 부르는 길임을 암시해 준다. 근자필성(勤者必成), 즉 근면하게 일을 하면 반드시 성공하게 됨을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은 입춘 시기에 남몰래 덕행을 하면 한 해 길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밤중에 끊어진 다리를 이어 놓는다든지, 거지의 움막 앞에 밥을 한 솥 놓아둔다든지, 아무도 모르게 동네 쓰레기를 치우는 행동 등을 말한다. 실력 연마를 해야 할 뿐 아니라 덕행도 함으로써 한 해 동안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복을 얻을 수 있음을 세시풍속에 담아 가르침을 주고 있다.
요즘에는 입춘을 맞이하여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으로 보이는 기업활동을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 서예동호회인 현중묵우회는 울산시 전하동 지역주민들의 평안과 복을 기원하는 '입춘첩(立春帖)' 600여 점을 무료로 써 주며 입춘대길을 기원해 주었고, 모 기업은 '입춘대길 바자회'를 열어 이웃돕기를 하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집을 방문해 대청소를 하기도 한다. 2023년 설 명절과 입춘을 맞아, 현대자동차 노사는 사회공헌기금 12억8,000만 원을 민간복지기금 재단에 기부하고,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함으로써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복을 기원하는 입춘맞이 사회공헌활동을 함께 했다.
입춘대길을 기원하는 본래의 취지에 충실하여 기업과 고객 및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정을 나누며 길운을 기원하는 것이다. 기업이 입춘대길 민속행사의 본래 취지와 뜻을 살려 고객과 직원, 지역사회, 협력사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길운과 복을 기원해주는 것에 충실할수록 그들이 올 한 해의 기업경영을 만사형통하고 사업 번창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또한 아홉차리의 정신을 살려 자신의 비즈니스의 실력을 키우려는 마음가짐으로 한 해 동안 해야 할 경영역량과 직무역량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행하면 한 해 동안 큰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고유의 풍습에 담긴 정신을 창의적으로 되살려 고객과 종업원, 지역사회와 함께 복을 만들어가는 경영방식을 살려나가는 것은 전 세계 기업들에도 하나의 좋은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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