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중국 '스파이 풍선', 미국 공군기지 상공 휘저었다"...격추까지 검토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띄운 것으로 추정되는 '고고도 정찰 기구(High-altitude surveillance balloon)'가 미국 몬태나주 공군기지 상공까지 침투했다. 둥근 열기구처럼 생긴 풍선 모양의 비행체로, 버스 3대 크기다. 기지엔 미국의 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배치돼 있다. 군사적으로 민감한 미국 영공을 중국 감시 장비가 휘젓고 다닌 것이지만, 미국은 기구 폭발에 따른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격추시키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최근 미국 북부 상공을 통과한 고고도 정찰 기구를 감시·추적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정찰 기구가 중국의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기구의 활동 목적은 분명히 정찰"이라고 말했다. 포착 당시 기구의 고도는 "우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민간 항공기 고도보다는 높은 대기권"이었다. 지상 촬영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몬태나 맘스트롬 공군기지엔 최신 ICBM인 미니트맨Ⅲ가 배치돼 있다. 로이터통신은 "기지에 150개의 ICBM 격납고가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몬태나 빌링스 공항을 폐쇄하고 F-22 전투기를 띄워 격추 작전에 대비했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현지에서 고위급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다.
격추까지 가지 않은 건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백악관에 반대 의사를 강력히 전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대형 정찰 기구를 공중에서 격추하면 잔해 추락에 따른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백악관은 이 같은 조언을 수용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고고도 감시 기구의 비슷한 활동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처음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어 "중국이 위성을 통해 얻고 있는 수준 이상의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이 아닌데도 미국이 지금 정찰 기구의 존재를 공개한 건 왜일까. 우선 대담해진 중국이 정찰 기구를 평소보다 오래 띄우고, 미니트맨Ⅲ가 보관돼 있는 군사 요충지를 노리는 등 선을 넘은 데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5, 6일)을 앞둔 민감한 시기여서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격추할 수 있지만 참는다"는 경고를 발신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중국은 자국의 기구가 맞다고 순순히 인정하며 예기치 못한 이탈로 기구가 미국에 표류하게 된 데 유감을 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기구에 대해 “(정찰용이 아닌) 기상 등 과학 연구용이며, 민간의 성격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앞서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측 발표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추측과 과장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만 답한 바 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