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 눈치? "이재명 체포동의안 결과 모른다" 몸 낮춘 민주당

엄살? 눈치? "이재명 체포동의안 결과 모르는 일" 몸 낮춘 민주당

입력
2023.02.02 08:20
수정
2023.02.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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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미리 예단할 필요가 없다"
고민정 "저조차 단언하기 참 어렵다"
'방탄' 역풍 우려에 '표 단속' 머뭇
박용진 "차라리 스스로 영장실짐심사 받아야"

김종민(왼쪽사진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 박용진 민주당 의원. 뉴시스. 뉴스1. CBS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검찰 수사에 가속도가 더해지면서 민주당 내 복잡미묘한 속내도 감지되고 있다. 당장, 이 대표 체포동의안의 국회 제출 가능성부터 높아지고 있어서다. "정치 탄압 수사가 명백하다"며 단일대오에 주력했던 종전 기류에서 벗어나 최근 들어선 '체포동의안의 무조건 부결'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속도 조절 또한 가해진 양상이다. 당 세력 과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 데다 '방탄' 역풍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무엇보다 체포동의안에 담길 내용에 대한 불안감도 커졌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이게 통과될 거다 부결될 거다 미리 예단할 필요가 없다"며 "검찰이 갖고 오는 답안지 보고 그냥 채점을 잘하면 된다"고 했다.

검찰 수사 결과나 체포동의안의 내용에 결과가 달렸다는 진단도 내놨다. 김 의원은 "기본적으로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있고 더군다나 제1야당 대표에 대해, 이 정도로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면 아마 구속사안이 명백한 그런 답안지를 (검찰이) 써내야 그게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이걸 미리 예단하면 또 해석이 복잡해진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문제가 아직도 검찰 입장에서 볼 때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검찰이 공적 조직의 명예를 걸고 '이 대표에게 이런 문제가 있다'고 했는데 그걸 보고 사람들이 '야, 이거 심하네' 하면 '우리 당대표를 지키자' 했던 의원들이 흔들리겠지만, 별 확실한 게 없다면 동의해 줄 수 있겠냐"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소환 조사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뉴스1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저조차도 이게 무조건 100% 부결될 것이다 혹은 무조건 가결될 것이다라고 단언하기가 참 어렵다"고 내다봤다.

고 의원은 그러면서도 가결 후 역풍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그는 "(가결시킬 경우) 만약에 이재명 의원 체포가 될 수 있게끔 우리가 돕는 거잖느냐"며 "이 경우에는 민주당에 대한 심판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 당원은 물론 당에 대한 심판이 일단 첫 번째로 큰 물결로 다가올 것"이라며 "그것이 더 나은가, 아니면 부결시켜서 (가는 게 낫겠냐)"고 언급했다. 이재명 체제가 무너지면 대안이 없다는 견해도 내놨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8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후보자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아예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보통 시민들처럼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의원은 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적어도 우리가 방탄 논란을 벗어나려면 더 '고고도의' 정치적 판단과 선택을 해나가야 한다"며 "과거에도 그냥 영장실질심사에 바로 출석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본인이) 걸어가겠다는데 저 검찰은 왜 갑자기 체포영장을 보내느냐는 뜻"이라며 "이 대표가 수사를 피한 적도 없고 증거를 인멸할 것도 없고 도주할 우려도 전혀 없다고 하면 굳이 영장이 필요하냐는 뜻을 더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눈높이와 상식에서 호소할 건 호소하고 선택할 건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노총탈퇴방해금지법 법안 발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은 회기 중 국회의원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불체포특권'을 명시한다. 국회법은 이를 무기명 투표에 부칠 수 있도록 한다. 동의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은 국회 전체 의석 299석 중 115석으로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의원 중 35명이 찬성하면 체포동의안은 통과된다.

이를 두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BBS 불교방송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 저널' 인터뷰에서 "제가 볼 때는 체포동의안 날아오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대표가 구속되는 것이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사실 더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결이) 아니면 내년 총선 때까지 이재명 당대표 체제로 가면 저 당이 온전하게 남아 있겠느냐"며 "민주당 의원들 입장에서 이 대표가 차라리 구속되는 게 (낫다고 보고) 체포동의안 찬성표가 최소한 35표 이상 (민주당에서도)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여론은 비등하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통과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47.5%, 통과되면 안 된다는 의견은 47.0%로 맞섰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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