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하는 김기현·추격하는 안철수... '보수 텃밭' 대구서 신경전

입력
2023.02.01 17: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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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구 서문시장 출정식... 전·현직 의원 집결 '세몰이'
안철수, 지지세 상승에 "누가 득표력·확장성 있는지 판단할 것"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을 하루 앞둔 1일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대구를 방문했다. 왼쪽은 서문시장 출정식에서 인사말 하는 김 의원, 오른쪽은 서구 당협 간담회에 참석한 안 의원. 대구=뉴스1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을 하루 앞둔 1일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대구를 방문했다. 왼쪽은 서문시장 출정식에서 인사말 하는 김 의원, 오른쪽은 서구 당협 간담회에 참석한 안 의원. 대구=뉴스1

국민의힘 당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1일 일제히 대구를 찾았다. 후보 등록일(2, 3일)을 하루 앞두고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윤석열 정부 성공을 지원할 적임자를 강조하며 '당심잡기'에 나선 것이다.

김기현, 적통보수·세몰이로 '대세론' 다잡기

김 의원은 이날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정식을 열고 '기선 제압'에 나섰다. 출정식에는 대구에 지역구를 둔 김상훈·윤재옥·류성걸·강대식·양금희·이인선·홍석준 의원을 비롯해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는 박성중·이만희·이용·태영호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 등 전·현직 의원 15명이 참석했다. 대체로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의 지지율이 급격히 치고 올라오는 상황을 의식한 듯 당내 기반을 과시하면서 대세론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메시지에도 '안철수 견제' 의지가 묻어났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보수정통의 자존심과 긍지를 살려야 된다. 주인의식을 갖고 보수의 적통, 뿌리를 되살릴 수 있는 제게 한 표 모아달라"고 말했다.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는 '정통 보수'를 내세우며 안 의원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또 "여당 대표가 자기정치를 하면 안 된다. 대통령 임기 초에 자기가 대선에 나가겠다고 하면 당에 분란이 생긴다"며 안 의원이 차기 대권주자라는 점도 겨냥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윤심'에 가장 부합하는 후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는 대통령과 어긋난 길로 가는 게 아니라 손발이 척척 맞아야 한다"며 "대통령을 만나 수시로 이야기하고 쓴소리가 있으면 쓴소리도 하는 그런 신뢰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친윤계 '반감' 자극하며 상승세 이어가기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일 대구 서구 당협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구=뉴스1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일 대구 서구 당협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구=뉴스1

안 의원은 이날 대구 서구와 북구을 지역에서 연달아 당원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윤 대통령과 일을 하는 데 궁합이 잘 맞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윤심'이 멀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 얘기하는 친윤, 비윤 후보 간 연대는 아무 소용 없는 말"이라고도 했다.

그는 '계파·공천'을 언급하면서 김 의원을 향해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안 의원은 "저는 계파가 없다. 그래서 (공천을) 엄밀하게 평가할 것"이라며 "도덕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아예 당 윤리위원회에서 검증해서 통과된 사람들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이 더 이상 '공천파동' 정당이 되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윤계가 차기 총선 공천권을 마음대로 행사해 친윤당 만들기를 시도한다는 당 저변의 반감을 자극한 것이다.

안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지지세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데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누가 다음 총선에서 한 표라도 더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인지 여부고, 그런 생각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당원들은 남은 후보 중 누가 더 득표력이 있고 확장성이 있는지 볼 것"이라며 "누가 수도권에서 이길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순 기자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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