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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는 6개월·과자는 7개월...가격 인상 간격 점점 좁아진다

입력
2023.02.02 11: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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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6~8개월, 써브웨이 6~7개월 만에 인상
제과업계도 7~10개월 만에 과자·빙과 인상


1일 써브웨이가 샌드위치 제품 가격을 평균 9.1% 인상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써브웨이 매장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시스

1일 써브웨이가 샌드위치 제품 가격을 평균 9.1% 인상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써브웨이 매장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시스


1일 오후 점심 먹으러 서울 시내 한 써브웨이 매장을 찾은 20대 직장인 A씨는 가격표를 보고 놀랐다. 평소 즐겨 먹던 15cm짜리 에그마요 샌드위치가 600원 오른 5,500원이 된 것. A씨는 "지난여름에도 에그마요가 300원이 올랐는데 7개월 만에 두 배 올랐다"며 "가격 인상이 너무 자주,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먹거리 물가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새해 첫날인 지난달 1일부터 코카콜라와 빙그레, 커피빈 등 식음료 업계가 가격을 올렸고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달부터 써브웨이(1일)와 롯데리아(2일)가 가격을 인상한다.


롯데리아, 10개월→6개월→8개월 사이 가격 인상

2023년 1월 가격 인상 발표 외식·제과 업체 그래픽=김문중 기자

2023년 1월 가격 인상 발표 외식·제과 업체 그래픽=김문중 기자


문제는 가격 인상도 벅찬데 그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체들은 가격을 한 번 올리고 나서 여론 눈치를 살피느라 다음 인상 때까지 최소 1년은 기다렸던 반면 최근 버거·샌드위치 프랜차이즈는 6~8개월에 한 번, 제과 등 식품은 7~10개월에 한 번으로 그 간격이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롯데리아는 2021년에는 2월에 올린 뒤 10개월이 지난 같은 해 12월에 가격 인상을 했지만 지난해에는 6월, 올해는 2월에 올리면서 주기가 6개월, 8개월로 좁혀졌다. 써브웨이는 2021년 5월에 이어 지난해 1월과 7월, 올해 2월에 가격을 인상해 8개월→6개월→7개월에 한 번씩 인상이 이어졌다.

제과·빙과류는 제품별, 판매 채널별로 롯데제과는 2021년 9월, 지난해 4월과 올해 2월 가격을 올려 7개월, 10개월 주기로, 해태제과는 2021년 8월과 지난해 5월, 올해 2월 등 9개월 주기로 인상했다.

이번에 인상을 단행한 외식 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물류 공급의 어려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료 가격 상승 및 환율 상승에 이어 최저 임금, 전기·가스·수도 요금 등 여러 가지 비용이 줄줄이 오른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특히 가맹점 비중이 큰 곳은 가맹점 이탈을 막기 위해 가격 인상 조치를 선제적으로 했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가장 먼저 84종 품목에 5.1%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롯데리아는 전국 약 1,350개 매장 중 85%가 가맹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수익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며 "본사의 수익성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가맹점 비율이 높은 맘스터치, 노브랜드 버거뿐만 아니라 직영 비율이 높은 맥도날드와 KFC 등 지난해 두 차례 가격을 올린 업체들도 "올해 상반기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가맹점 비중 큰 프랜차이즈, 선제적 가격 인상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의 한 롯데리아 매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의 한 롯데리아 매장 모습. 연합뉴스


제과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가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반영해 가격을 간접적으로 관리하는 라면도 최근 2년 연속 한 번씩 값이 올랐는데, 기호식품인 제과는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이 덜해 더 자주 올린다는 것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2년 연속 가격을 올린 라면을 올해 또 올리기는 쉽지 않다"며 "상장사가 대부분인 제과업계는 공공재 인상에 대비해 상반기에 가격을 올려놓고 올해를 시작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2%보다 낮은 3.5% 수준이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상반기 4.4%로 높은 물가가 이어지고, 하반기엔 2.7%로 점차 내려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해 두 차례 값을 올린 한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인상 폭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해외 사업을 키우고 원료 단가를 낮추는 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음식료 부문 가격을 올린 것이 반영돼 대부분 업체가 매출액에서 부정적 영향은 상쇄되는 흐름을 보였다"면서도 "환율 상승에 원·부재료 가격, 운임 및 인건비 등의 전례 없는 비용 부담이 올해 1분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소영 기자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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