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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TK서 '박정희 계승' 강조... '인재 양성·보수 결집' 두 마리 토끼 잡기 나섰다

입력
2023.02.02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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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공대서 '과학기술 인재양성' 강조
박정희 생가서 "위대한 지도자 계승"
전대 앞 보수 다독여 지지층 결집 의도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북 구미 금오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제1차 인재양성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북 구미 금오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제1차 인재양성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금오공대는 국가 미래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가지신 박정희 대통령께서 1975년부터 대학 설립을 추진해 박 대통령의 얼이,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이다. (여기서) 인재양성전략회의를 개최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경북 구미 금오공대에서 열린 범부처 합동으로 국가 인재양성 정책 추진을 위해 인재양성전략회의를 개최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기술인력을 집중 육성해 산업화를 이끈 '박정희 정신'을 본받아 과학기술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겠다는 뜻이다.

회의 후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방명록에 '위대한 지도자가 이끈 위대한 미래, 국민과 함께 잊지 않고 이어가겠습니다'는 글을 남겨 박 전 대통령 계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1달여 앞서 전통적 당원들이 많은 TK(대구·경북) 지역을 찾아 '박정희 향수'를 자극한 것은 '보수 결집'을 촉구하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과학인재 양성+지방 발전 중요성 강조한 尹

윤 대통령은 인재양성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국가가 살아남는 길은 오로지 뛰어난 과학기술 인재를 많이 길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학기술이 없는 지방시대는 공허한 이야기"라며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한 인재양성을 당부했다.

인재양성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지방시대'를 실현할 주춧돌임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 대학, 지역 산업체, 지방 정부가 서로 머리를 맞대 지역의 강점, 비교우위와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힘을 모을 때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 수 있다"며 "특히 지역 대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앞서 금오공대 실습실을 둘러보며 학생들의 머신러닝 수업을 참관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SK실트론 구미공장을 찾아 반도체 실리콘 원판(웨이퍼) 생산 설비 현장을 둘러보고 "우리 미래세대의 일자리와 직결되는 미래 먹거리 산업의 발전과 국가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한순간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박정희 생가 세 번째 방문한 尹, 왜?

이날 윤 대통령의 TK 방문 일정엔 박 전 대통령 구미 생가 방문도 포함됐다. 대선 경선후보였던 2021년 9월,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 방문 이후 세 번째다. 생가 입구 2km 앞에서부터 2,000여 명의 시민들이 찾아 대통령을 환영했고, 윤 대통령도 이들과 악수를 나누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는 2021년 9월 첫 방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모습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구미 방문은 박 전 대통령의 인재육성 정책을 본받겠다는 메시지인 동시에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대 과정에서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논란 등으로 전통적 당원들이 많은 TK에서 국정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구미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고, TK 방문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이다.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 배경엔 전대라는 빅 이벤트를 앞두고 TK 민심을 감안한 대통령실 참모진의 강한 권유가 있었다고 한다. 생일(2월 2일)을 하루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황이 좋지 않아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당의 뿌리인 TK가 비판적 지지자이기 때문"이라며 "진심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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