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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이"라던 김성태·이재명, 서로 모친상에 측근들 보내 조문

입력
2023.01.31 23: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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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재판서 쌍방울 전 비서실장 증언
"경기지사 비서실장이 김성태 모친상 조문"
"김성태 측근, 이재명 모친상 가" 진술 확보
"이재명, 스마트팜 비용 대납 '고맙다'고 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친상을 당했을 때 서로의 측근을 보내 조문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이 대표가 김 전 회장의 대북 송금에 대해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로 모르는 사이"라던 두 사람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정황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 쌍방울 전 비서실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공판에서 2019년 5월 김 전 회장의 모친상에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 B씨가 조문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김 전 회장과 B씨는 초면인데, B씨가 도를 대표해서 조문을 왔다"며 "내가 김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안내했고, 10분 정도 얘기를 나누고 모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다만 B씨가 이 대표를 대신해 조의금을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연수원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연수원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검찰은 김 전 회장이 2020년 3월 이 대표의 모친상에 최측근인 방용철 쌍방울그룹 전 부회장을 보내 조문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전 부회장은 이 전 부지사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그간 이 대표와 모르는 사이라고 밝혔던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기존 입장을 바꾸는 진술을 여럿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엔 "2019년 중국에서 북한 측 인사와 함께한 자리에서 이화영 부지사가 이 대표와의 통화 중 나를 바꿔줬다"며 "이 대표가 (스마트팜 비용 대납에 대해) '고맙다'고 말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이후 실제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으며 이 가운데 300만 달러는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한 자금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는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은데 종전의 창작 실력으로 봐서 잘 안 팔릴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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