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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급' 대외 행보 복원하는 김건희 여사

입력
2023.02.01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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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적지 않더라" 尹 언급이 신호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가운데) 여사가 31일 경기 성남 분당구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계 신년인사회에서 떡 케이크를 커팅하기에 앞서 덕담하고 있다. 성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가운데) 여사가 31일 경기 성남 분당구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계 신년인사회에서 떡 케이크를 커팅하기에 앞서 덕담하고 있다. 성남=뉴시스

대선 때 '조용한 행보'를 약속했던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봉사활동에 그쳤던 지난해와는 확실히 기조가 달라졌다. 얼마 전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과 오찬을 한 데 이어 31일에는 정부 차원 행사도 홀로 소화했다.

김 여사는 이날 경기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디자인 관련 협회와 단체,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정부 측에선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함께했다. 이 장관의 격려사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 여사는 “디자이너는 문제 해결자로서 늘 세상 속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디자인은 이미 국내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중심 속에서 많은 기대와 성원 속에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제가 이 자리에 오늘 같이 참석할 수 있게 돼서 개인적으로 감격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저를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인사회에서 요안너 도르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인사회에서 요안너 도르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는 이에 앞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인사회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고, 이후 용산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순방을 통해 인연을 맺은 캄보디아 소년 옥 로타(14) 가족들을 만났다. 김 여사는 지난해 11월 로타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심장병 수술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로타네 집을 직접 방문했고, 로타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왔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로타가 어릴 때부터 심장질환을 앓아서 축구를 해본 적이 없다는 말을 들은 윤 대통령이 축구공을 선물했고, 제법 공을 잘 차는 로타 군과 함께 공을 던지고 받는 볼 리프팅을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김 여사의 늘어난 공개 행보 배경엔 윤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선 김 여사의 활동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선거 때는 (당선되면) 영부인이 특별히 하는 일이 있겠나 생각했다. 그런데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고 답했다. 이 말을 신호탄으로 김 여사 일정은 과거 영부인들 수준으로 복원돼 가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심장질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캄보디아 아동 '로타'를 초청해 안아주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심장질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캄보디아 아동 '로타'를 초청해 안아주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다만 조용한 내조를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과 상반된 행보를 하면서도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사전에 국민에게 충분한 이해를 구하는 과정은 없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야당이 제기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만큼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게 대통령실의 판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우리 사회의 약자, 대통령이 함께하지 못하는 행사와 격려의 자리에 참석하고 있다"며 "전시기획자로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문화계와)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계기도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야당이 공세를 펴고 있는 주가조작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당당하게 공개 일정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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