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12시간여에 걸쳐 대장동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준비한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했고, 배임·부패방지법 위반·이익 공유를 위한 유착 등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성남FC 관련 소환조사에 이어 18일 만에 두 번째 소환을 맞아 이 대표와 여야는 더욱 날 선 말을 주고받았다. 국민 입장에선 야당 대표 수사를 둘러싼 공방이 지칠 따름이다. 검찰은 더 이상 수사를 끌지 말고 신속히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여야는 본연의 국회 업무로 돌아오기 바란다.
검찰은 2차 소환을 예고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이 대표가 사실상 진술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추가 소환은 의미가 없다. 뿐만 아니라 대장동 수사가 대선 전부터 1년 4개월이나 이어지면서 진영 간 갈등을 확대하고 정치적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소모하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 수사는 외면한 채 야당 관련 수사만 집중한다는 비판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또 한번 이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워봤자 ‘정치적 수사’라는 시선만 키우기 십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조사를 전후해 “정적 제거를 위해 국가 권력을 사유화”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의 검찰답게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는 느낌”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29일 “법치와 정치의 개념과 시스템 전체를 부정하고 있다” “아전인수식 궤변”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 또한 “야당 대표 조롱에 날을 지새우는 게 부끄럽지도 않으냐”고 맞받았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 대표의 범죄 혐의지만, 민생은 뒷전인 채 사정 정국에 휘말려 싸움만 벌이는 여야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이제 여야가 '이재명 수사 공방'을 접어야 할 때다. 기소될 경우 이 대표는 개인적으로 법정 다툼을 벌여야 하며 민주당은 이 대표 지키기에서 벗어나 정부 견제와 민생에 몰두해야 한다. 국민의힘 또한 이 대표 비난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일을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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