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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연금고갈 시계'...보험료 인상은 확실, 소득대체율 조정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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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1년 적자 전환, 2055년 고갈.'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27일 내놓은 적립 기금 재정추계 시산 결과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저출산이 이어져 5년 전 계산 때보다 적자 전환 시점은 1년, 국민연금 사망일은 2년 당겨졌다. 이는 현 제도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나온 전망이라 청년세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더는 연금개혁을 늦출 수 없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남은 건 구체적인 개혁 방안이다. 미래세대도 연금을 받아야 하기에 25년 동안 9%로 동결된 보험료율 인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다만 2028년 40%로 조정되는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노후 연금액 비중) 인상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려 개혁 추진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은 재정건전성과 노후소득 보장을 결정하는 국민연금 개혁의 양대 축이자 서로 맞물려 있다. 미래세대도 연금을 수령하려면 보험료율을 인상해 기금을 더 적립, 소진 시점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 노후에 안정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소득대체율이 상승해야 하는데, 이는 지출이 늘어나는 거라 재정건전성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둘 중 보험료율은 부정적 여론 속에 25년간 손을 못 댄 데다 기금 소진 우려가 갈수록 커져 이번에는 인상이 확실시된다. 연금 전문가나 정치권, 국민들 대부분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 공감대가 넓은 편이다. 국회 연금개혁특위 민간자문위원회도 지난달 보험료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자문안을 도출했다.
인상폭은 투트랙으로 개혁을 추진 중인 정부와 국회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최종 결정하지만 가입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기간 인상이 아닌 연도별 점진적인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9일 국민연금연구원이 복지부, 국회 연금특위와 주최한 전문가 포럼에서도 2025년부터 매년 보험료율을 0.5%포인트씩 올려 2036년 15%가 되면 기금 고갈 시점을 16년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보험료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이라 인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 50%로 조정된 이후 매년 0.5%씩 낮아지고 있는 소득대체율은 첨예한 변수다. 올해 42.5%이고 2028년에는 40%가 되는데, 그대로 유지하자는 의견과 노후 소득을 위해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말 국회입법조사처에 제출한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적연금 제도개혁 방안' 보고서에서 "공적연금 강화란 명목으로 소득대체율을 올리면 재정적인 지속 가능성을 더욱 악화시키면서 세대 간 형평성 문제는 더욱 왜곡·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명목 소득대체율은 40%대지만 평균 18.7년이란 짧은 연금 가입기간 때문에 실질 소득대체율은 20%대로 낮다는 반론도 강하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노인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 이하 비율)이 2020년 38.97%로 2019년 OECD 평균(13.5%)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도 소득대체율을 올려야 한다는 근거로 제시된다.
물론 수급자 입장에서는 소득대체율이 높아지는 것을 바라지만 재정 안정 차원에서 연금보험료 또한 큰 폭으로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때문에 소득대체율이 높아진다 해도 소폭의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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