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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도 수출도 꺾였다... 4분기 역성장, 한은 "침체 우려 단계 아냐"

입력
2023.01.26 19: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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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0.4%... 2년 6개월 만 '마이너스'
민간소비 감소 전환, 수출 급감한 탓
'2분기 연속 역성장' 가능성에 주목

설 연휴를 앞둔 12일 서울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를 앞둔 12일 서울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2년 6개월 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의 빈자리를 채우던 민간소비의 회복세가 꺾이면서 성장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리오프닝)하면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26일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인 2020년 2분기(-3%) 이후 첫 역성장이다.

지난해 1~3분기 우리 경제는 불안한 0% 성장을 지속했다. 그나마 1분기는 수출이 2, 3분기는 되살아난 민간소비가 플러스(+) 성장을 떠받쳤다. 2021년(4.1%)에 비해 쪼그라들긴 했지만, 연간 GDP 성장률이 2.6%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건설·설비투자 감소, 수출·수입 둔화를 민간소비가 상쇄했기 때문이다.

한국 실질 GDP 성장률(연간). 그래픽=김문중 기자

한국 실질 GDP 성장률(연간). 그래픽=김문중 기자


GDP 성장률 추이(분기별). 그래픽=김문중 기자

GDP 성장률 추이(분기별).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러나 4분기엔 수출과 민간소비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민간소비가 0.4% 감소 전환한 게 타격이 컸다. 3분기엔 성장의 '일등공신'이었으나, 4분기엔 수출에 이어 두 번째로 역성장에 기여했다. 고금리·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따뜻한 날씨에 의복 소비가 주는 등 일시적 요인까지 겹쳐, 재화와 대면서비스가 모두 감소했다.

반도체와 화학 제품의 부진이 이어지며 ②수출은 전 분기 대비 -5.8%나 급감했다.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감소폭도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다만 GDP에 미치는 악영향은 전 분기 -1.8%에서 -0.6%로 줄었다.

한은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개선"

26일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6일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문제는 올해다. 소비와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한은과 정부를 포함한 주요기관이 모두 올해 경제성장률을 1%대로 낮췄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간담회에서 "당초 전망인 1.7%보다 더 낮을 수 있다"고 정정했다.

'2분기 연속 역성장' 전망도 나온다. 통상 2분기 연속 역성장은 경기 침체로 본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수출에 주목하며 "세계통화기금(IMF), 세계은행이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어 우리 수출 감소폭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었고 가계부채도 증가한 탓에 한은과 정부의 예상보다 소비 회복세가 더딜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일단 "역성장은 일시적"이란 입장이다. 황상필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리오프닝,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며 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황 국장은 이달 신용카드 사용 통계를 근거로 민간소비도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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