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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만 사러 왔죠...." 슬램덩크 팝업 앞, 영하 10도·소낙눈에도 1000명이 줄섰다

입력
2023.01.26 12:10
수정
2023.01.27 08:3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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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더현대 서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오픈
영화 인기몰이에 3040에 1020까지 몰려
온라인서 농구화, 만화도 판매량 급증

2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2층에 마련된 슬램덩크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자 첫 고객들이 슬램덩크 캐릭터들의 유니폼을 담고 있다. 박소영 기자

2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2층에 마련된 슬램덩크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자 첫 고객들이 슬램덩크 캐릭터들의 유니폼을 담고 있다. 박소영 기자



"어제 오후 5시 30분에 와서 대기번호 100번 받았어요. 정대만을 좋아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아무거나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앞에서 최모(26)씨


26일 오전 8시 영하 10도의 한파에 소낙눈까지 쏟아진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앞 지하 2층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대기줄. 취업준비생 최모(26)씨는 어제 오후부터 꼬박 하룻밤을 샜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로 이날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에 사람들이 몰릴 것을 예상한 최씨는 아예 하루 전인 25일 오후 5시 30분에 와서 줄을 섰다.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SMG홀딩스는 이날 아침 팝업스토어 입장 순서를 정하는 큐알코드 등록을 시작한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알렸지만, 최씨가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100명 가까이 줄을 선 상황이었다. 최씨는 "슬램덩크는 예전에 만화방에서 일부만 읽었는데 영화 개봉을 계기로 원작을 다 읽었다"며 "영화는 너무 재미있어서 세 번이나 봤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3시에 도착한 임정은·홍채린(25)씨는 각각 인천과 경기 평택에서 출발했고, 부산에서 왔다는 김모(26)씨는 서울에 숙소를 잡고 출발해 캐리어를 끌고 오전 1시에 도착했다. 이들은 "영화가 재미있어 유니폼 등 관련 굿즈에 대한 소장 욕구가 생긴다", "요즘 애니메이션 작품들과 비교될 정도로 순수하다는 느낌", "등장 캐릭터 사이의 관계성이 특히 좋다"고 말했다.



"1,000명 몰려...대기번호 560번서 끊었다"

26일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보도의 슬램덩크 팝업 대기줄. 박소영 기자

26일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보도의 슬램덩크 팝업 대기줄. 박소영 기자


김수민(39)·한진우(36)씨는 이날 아침 소낙눈을 맞으며 지하철 첫차를 타고 오전 6시에 도착했다. 슬램덩크를 1990년대 연재 당시 즐겨 본 '슬램덩크 세대'인 이들은 영화도 각각 세 번, 두 번씩 봤다. 김씨는 "또래 친구들 단톡방에서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소식을 듣고 연차를 내고 왔다"며 "직장 후배도 내가 연차를 내고 여기 와 있는 것을 모른다"고 말했다. 한씨는 "새벽에 와 보니 대기줄의 70% 이상은 슬램덩크가 연재될 때는 태어나지도 않았을 20대라 놀랐다"며 "그동안 슬램덩크 새 콘텐츠가 없었는데 '더 퍼스트'라는 이름으로 영화가 나왔으니 2, 3편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새벽까지 줄을 선 상당수는 롱패딩과 접이식 의자 등으로 무장한 20대 여성이었고, 오전 8시 무렵부터는 3040 남녀들도 대열에 합류했다. 10대 자녀와 40대 부모가 함께 줄을 선 경우도 있었다. 이날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SMG홀딩스 측은 이날 팝업스토어 오픈 전 줄을 선 대기 인원만 약 1,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SMG홀딩스 관계자는 "수요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며 "매일 판매 가능한 물량을 정해 놔 오늘치는 품절될 것으로 예상해 대기번호 560번대에서 (입장을) 끊었다"고 말했다.



더현대 서울 2월 7일까지, 더현대 대구서도

26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에 마련된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 북산고교 농구부의 유니폼이 걸려 있다. 박소영 기자

26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에 마련된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 북산고교 농구부의 유니폼이 걸려 있다. 박소영 기자


이와 같은 북새통은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올해 첫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한 데다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 TOP5에 오르는 등 인기몰이를 한 결과다. 특히 슬램덩크 만화 원작이 연재되던 시기에 만화를 본 3040뿐 아니라 이번에 영화로 슬램덩크를 처음 접한 1020까지 새로운 팬으로 합류하면서 관련 굿즈나 농구 용품까지 덩달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에서 이날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더현대 대구에서는 다음 달 10~22일 관련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행사에서는 일본에서 수입한 한정판 피규어와 유니폼을 비롯해 200여 종의 굿즈를 내놓는다. 국내 한정으로는 액세서리 스타트업 '스미스앤레더'와 협업해 휴대폰 케이스, 여권지갑, 키링 등 60여 종을,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 '에이카화이트'에서 후드나 티셔츠 등 의류 및 잡화 상품 20여 종을 선보였다. SMG홀딩스 관계자는 "영화 관련 정보가 많지 않을 때는 국내 업체들에 협업 제안을 해도 대부분 반응이 미온적이었다"며 "영화 인기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먼저 협업을 하자고 연락 오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농구화 300%, 만화원작 1,200% 판매 증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입구. 오전 10시 30분 입장이 시작되자 인파가 몰리고 있다. 박소영 기자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입구. 오전 10시 30분 입장이 시작되자 인파가 몰리고 있다. 박소영 기자


슬램덩크 영화의 인기로 덩달아 농구용품이나 만화 원작도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 특히 농구화의 인기가 두드러지는데, 슬램덩크 영화 개봉(4일)부터 24일까지 농구화 매출이 SSG닷컴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148%가, G마켓에서는 3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과 옥션에서는 슬램덩크 만화책 주문량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14%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 사진=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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