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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총격 희생자 추모, 다른 쪽에선 총기 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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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미국 전역에서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쪽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총기 박람회가 열려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리노이주에서 열린 총기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총기를 살펴보는 모습이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그로부터 일주일여 지나 캘리포니아주와 아이오와, 워싱턴주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10명 이상이 숨지거나 다쳤다. 새해 들어 24일까지 미 전역에서 총격으로 숨진 사람이 69명에 달한다.
민주당이 연방 의회 차원에서 총기 규제 입법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매번 공화당과 미총기협회(NRA) 등의 반대에 가로막히다 보니, 한 나라에서 끔찍한 총기 사고와 총기 박람회가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광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일리노이주 벨빌에서 열린 벨-클레어 총기 박람회는 총기에 관심 있는 시민들로 붐볐다. 이미 2023년 들어 30건 이상의 총기사고가 난 뒤였지만 박람회는 정상적으로 열렸다. 관람객들은 가늠자에 눈을 대고 총을 쏘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총을 다양한 각도로 들어 보며 관찰하기도 했다.
총기 박람회는 부적절한 의도로 총기를 구입하는 가장 손쉬운 경로가 되기도 한다. 영국 학술지 JIED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평균 2,300여 건(2011~2019년 기준)의 총기 박람회가 열리는데, 이 중 71%가 총기 구매자에게 별도의 신원조회를 요구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총기 사고에도 미국 내에서는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총기 박람회가 열린 일리노이주에서는 하이랜드파크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살상용 무기 판매를 강력히 금지하는 법안이 올해 초 발의됐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 총기 소유주 800여 명이 법원에 임시 집행 정지 명령을 요청하면서 법안의 존속 여부마저 불투명해졌다.
가장 최근 두 차례의 총격 사건을 겪은 캘리포니아주는 총기 구매 시 신원조회 의무화, 탄환 10발이 넘는 탄창 사용 금지 등 미국 내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 규제를 하고 있으나 총격 사건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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