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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넘는 해법은 기술 격차뿐"…삼성전자·SK하이닉스, 최고 속도·세계 최초 홍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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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출에서 2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투 톱' 삼성전자·SK하이닉스뿐 아니라 국가 무역수지까지 적자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가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꺼낸 카드는 최고 속도와 첨단 기술을 장착한 신제품.
SK하이닉스는 현존 가장 빠른 속도의 모바일용 D램 'LPDDR5T(Low Power Double Data Rate 5 Turbo)'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LPDDR5T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용 제품에 들어가는 D램 규격이다. 모바일 제품이 발열에 민감한 만큼 전력을 얼마나 적게 쓰게 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이름에 LP(Low Power, 저전력)가 붙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공개한 모바일 D램 LPDDR5X의 성능을 2개월 만에 더 좋게 만들었다. 동작 속도는 초당 9.6기가비트(Gb)로 기존 제품보다 13% 빨라졌다. 속도를 강조하기 위해 LPDDR5 뒤에 '터보(Turbo)'를 달아줬다.
SK하이닉스가 LPDDR5T 단품 칩을 실제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16기가바이트(GB) 용량의 D램 제품으로 구성해 실험한 결과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77GB를 기록했다. 이는 풀 HD급 영화 15편을 1초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 DDR5 D램을 개발했다고 밝히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12나노급이란 반도체 소자 안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 폭이 12개 수준인 것을 뜻한다. 선 폭이 좁을수록 고효율·고성능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정확한 회로 선 폭을 공개하는 대신 1세대(1x), 2세대(1y) 등 기호로 나타내는 방식을 썼다. 10나노대로 들어선 이후 기술 난도가 급상승한 만큼 수 나노씩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불문율을 깨면서까지 구체적 수치를 공개한 것은 제품 경쟁력을 뽐내기 위한 것인데 그만큼 자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서 마이크론이 세계에서 처음 5세대 10나노급(1b) D램을 개발했다고 홍보했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제품이 13나노급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두 회사는 고객사들에 기술력을 알리는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매년 4분기 고객사와 업계를 대상으로 반도체 기술력을 소개하는 테크 포럼 행사를 앞당겨 여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고객 대상 행사 및 미팅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는 앞선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내세워 경쟁사보다 먼저 재고를 털어내고 하반기 이후 반등할 수 있는 시장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산업은 호황과 불황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데, 최근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저점을 찍고 하반기 다시 호황 사이클에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10% 이상 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시장에서는 고객사가 기술을 꼼꼼히 따져보고 제품을 고를 수밖에 없다"며 "모두 어렵지만 업체별로 재고 소진 속도는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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