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462.5원에서 9,620원에 이르기까지...최저임금 변천사

1988년 시간당 462.5원으로 최초 시행
인건비 부담 vs 물가 상승률 못 따라가
윤석열 정부는 업종별 차등 적용 검토

편집자주

뉴스는 끊임없이 쏟아지고, 이슈는 시시각각 변합니다. ‘h알파’는 단편적으로 전달되는 이야기들 사이의 맥락을 짚어주는 한국일보의 영상 콘텐츠입니다. 활자로 된 기사가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때, 한국일보 유튜브에서 ‘h알파’를 꺼내보세요.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바뀌는 것이 있죠. 바로 '최저임금'입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 월급으로 환산할 경우(주 209시간 노동, 주휴수당 포함) 201만 580원입니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존권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용자로 하여금 해당 금액 이상의 임금은 지급할 것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8월 5일까지 내년도의 최저임금을 결정하죠.

최저임금을 얼마 인상할 것인지를 두고 고용계와 노동계는 매년 팽팽한 기싸움을 펼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해 최저임금이 한국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대통령 후보들의 경제 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고요.

오늘의 알파, 시급 9,620원으로 살펴보는 대한민국의 경제학 '최저임금'입니다.

최초의 최저임금은 462.5원...라면 4봉지 금액

우리나라에 최저임금이 처음 적용된 것은 1988년. 시간당 462.5원이었습니다. 당시 한 봉지에 100원이던 라면 네 개를 살 수 있는 금액이었죠. 앞서 1953년 근로기준법이 제정되며 최저임금제도의 실시 근거를 마련하긴 했지만, 우리 경제 상황이 최저임금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시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급속한 산업화를 겪으며 저임금 일자리들이 양산되고 노동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최저임금 제도가 시행됩니다. 이때부터 매년 조금씩 인상되며 올해 최저임금 9,620원까지 이르게 된 것이죠.

인건비 감당 못 해 vs 물가 상승률 못 따라가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고용계와 노동계의 입장차는 극명합니다. 고용계는 최저임금이 크게 오를 경우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채용에도 소극적이 될 수 밖에 없어 실업률이 높아진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타를 맞게 되죠. 반대로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해 저임금 노동자의 삶이 더욱 힘들어진다고 말합니다. 사실상 200만원 남짓으로 한 달을 살기 어렵다는 것이죠. 실제로 2022년에서 2023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5.0%였지만 총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였습니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과연 가능할까?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을 자주 언급했습니다. 업종별, 지역별, 연령별로 각각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겠다는 건데, 1988년 제도 시행 첫해에만 적용했고 현재에는 사실상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적용하게 되면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업종별, 연령별 차별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올해는 최저임금위원회 내에 반발 여론이 많아 진행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위원회 구성이 바뀐다면 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보는 시선이 다를 수밖에 없지만, 최초의 도입 취지를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최저임금법 1조.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적절한지, 정해진 최저임금이 잘 지급되고 있는지 지켜보는 것이 고용주 혹은 노동자로서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일 것입니다. 최저임금과 관련한 더 유익한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h알파 유튜브 영상 보러 가기(https://bit.ly/3RrDmye)

연출 안재용/ 구성 제선영/ 진행·취재 한소범/ 촬영 최희정·이수연/ 영상편집 안재용/ CG 한금조/ 인턴PD 김예원·이상찬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안재용 PD anpro@hankookilbo.com

제선영 작가 seonyeong.je@hankookilbo.com

한금조 모션그래퍼 gumj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