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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받을 만한 우리 학자, 10명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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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대한민국 국력은 교차점에 있다. 과거의 성취를 모은 오늘의 국력은 단군 이래 정점에 섰다. 그러나 잠재성장률, 인구통계, 사회갈등 등 현재의 변화를 추적하면 미래는 암담하다. 성취를 지키고 밝은 미래를 유지하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원로 5인의 냉정하지만 따뜻한 조언을 5회에 나눠 소개한다.
교육개혁과는 크게 관련이 없지만, 국민의 관심사인 우리 과학기술계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과 우수 학생의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 별도 질문을 던져봤다.
_한국 과학계는 왜 아직 노벨상을 못 타고 있나.
"우리나라는 뭉뚱그려서 '과학기술'이라고 하는데, 어느 나라에서나 사이언스 앤드 테크놀로지(science&technology)가 정확한 표현이다. 과학과 기술은 완전히 다른 거다. 그런데 우리는 과학기술로 이렇게 뭉쳐놨다. 우리가 갑자기 막 발전하고 그러면서 생긴 문제이다. 과학은 돈으로 지식을 만드는 거고, 기술은 지식으로 돈을 만드는 거다. 이것이 서로 선순환을 이루면 좋은 거지만, 그런 의미에서는 굉장히 가까운 거지만 근본이 다른 거다. 그래서 자연대학이 있고 공과대학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 구분을 제대로 안 하고 있다. 우리 헌법(127조)에 보면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과학기술을 진흥한다고 나와 있다. 우리 나라에서 과학기술은 경제발전의 도구라고 헌법에 명시한 것이다. 그런데 과학은 돈을 써서 지식을 만드는 것이고, 경제발전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상황이 이런데 무슨 노벨상을 바라나."
_노벨상 받기가 어렵다는 말씀인가.
"우리 사회 인식이 그렇다는 말씀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과학과 기술이 워낙 뭉쳐서 노벨상 받은 사람이 그다음 날 창업도 한다. 내가 보기에 지금 우리나라 과학자 중에 노벨상을 받아도 누구도 이상하다고 하지 않을 사람이 10명은 있다. 우리나라에 10명은 있다. 노벨상 수상 문제는 국력의 문제다.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국가가 됐다면 이미 수상자가 5명 나왔을 거다. 세계 순위 50위 안에 있으면 누구를 줘도 괜찮은 거다. 앞으로는 받을 거다. 그런데 보통 30대 때 한 일을 70대에서 받는 경우가 많다. 며칠 전에 CES 갔다 왔는데, 우리 기술력은 삼성, LG 등 세계적이다. 그렇다고 진짜 세계적인 기술을 선도하냐, 그건 아니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자동차 등 이런 분야에서 우리가 기술력이 뛰어나고 잘하는 건데 그건 여지껏 잘했던 것이고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잘하는 거다.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게 교육이다."
_의대 쏠림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크다. 의대를 빼고 유망 분야를 특정해 주신다면.
“유망 분야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거다. 우리 교육이 잘못된 게 그 점이다. 서양 학생들은 고3쯤 되면 대입 때 자기 삶에 대해 에세이를 쓴다. 고3쯤이면 뭐가 되겠다고 확실히 ‘선언’하는 셈이다. 우리는 그런 애가 없다. 의술이라는 게 희생정신이 있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한테는 굉장히 좋은 직업이지만, 머리 좋고 점수 높아서 하는 거라면 굉장히 지겨운 직업이다. 학생에게 선택권을 주는 게 중요하다. 내가 포항공대 총장으로 일할 때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학과별 정원을 없애 학생들이 유연하게 공부하도록 한 거다."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경기고, 서울대 재료공학과,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제1대학교 대학원 공학 박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뒤 울산대 총장, 포항공대 총장으로 일했다. 서울대 명예 교수와 울산공업학원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1.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2. 김병익 문학과지성사 상임고문 3.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4.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5.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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