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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워싱턴의 의치는 흑인 노예 치아···신체 부위에 담긴 세계의 단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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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어도 세계의 형세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신간 '몸으로 읽는 세계사'의 시발점은 프랑스 수학자 블레즈 파스칼이 남긴 명구였다. 남매 작가 캐스린·로스 페트라스는 몸의 일부를 세계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요소로 바라본 파스칼의 추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클레오파트라의 코는 실제로 높고 매혹적이었을까. 왜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로마인은 코를 어떤 태도로 대했을까. 저자들은 호기심을 해결할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개별 신체에 집중함으로써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책은 클레오파트라의 코를 비롯해 리처드 3세의 등, 조지 워싱턴의 의치,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가족의 청각 등 여러 신체 부위를 둘러싼 일화를 담은 미시사적 역사서다.
노예 해방을 외치던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은 흑인 노예의 치아를 뽑아 의치로 썼다. 당시는 틀니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사람의 치아를 그대로 뽑아 썼다. 아이러니하게도 워싱턴은 흑인 노예를 300명 가까이 소유하고 있었다. 리처드 3세는 척추 측만증이 있었지만 셰익스피어의 묘사만큼 흉하게 등이 굽지는 않았다. 랭커스터가를 이은 튜더 왕조는 대중이 자신들을 구원자로, 요크 가문의 마지막 왕인 리처드를 괴물로 여기기를 원했다. 저자들은 셰익스피어가 튜더 왕조 여왕 시대에 글을 썼음을 강조한다. 벨의 청력과 소리에 대한 관심은 청각 장애가 있던 어머니와 아내의 영향이 컸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유전병인 주걱턱, 척추 손상으로 평생 깁스용 코르셋을 입었다 벗었다 해야 했던 프리다 칼로 등 이미 익숙한 이야기도 있지만 전족(纏足)을 거부한 중국 페미니스트 치우진의 일화처럼 생소한 내용도 많아 가독성이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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