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한은 총재 "물가, 예상대로 안 떨어지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입력
2023.01.18 18:00
구독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 밑도는 현상
레고랜드 이후 리스크 완화 영향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물가가 예상과 달리 잘 떨어지지 않는다면 더 올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18일 외신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올해 통화정책에 관해 "물가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 및 금융안정과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도 면밀히 고려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레이드오프는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것을 희생해야 하는 관계다. 이 총재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서 가중된 불안 요소로 가계부채를 지목했다. 그는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부채 비중이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며, 가계부채의 80% 정도가 변동금리 대출"이라며 "한국은 통화 긴축 및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경기 민감도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통화정책 결정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경로보다 물가가 안 떨어지면 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고, 더 떨어지면 성장과 금융 안정을 고민하면서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3일 "이번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을 '향후 금리 동결'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현상은 "예상 가능했다"고 밝혔다. "현재 기준금리인 3.5%를 정점으로 보는 시장 반응이 비합리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기존 견해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에 더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고조됐던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많이 안정되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떨어진 것도 국채 금리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견해를 밝혔다.

"부동산 관련 리스크 배제할 순 없어"

지난해 10월 19일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19일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그는 한은 금통위가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희망적 현상으로 ①유가 안정 ②따뜻한 날씨로 유럽에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지 않아 급작스런 침체(경착륙) 가능성이 낮아진 것 ③코로나19가 급격히 완화해 중국 경제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들었다.

반대로 ①중국 경제 회복이 너무 빨라 유가가 재상승할 수 있고 ②미·중 갈등 등 세계의 정치적 분절화가 악화돼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③가계부채와 연결된 부동산시장의 연착륙 여부도 걱정했다.

이 총재는 "은행들이 자본이 충분한 데다 부동산은 엄격한 대출 규제를 받고 있어 가계부채가 단기적으로 금융시스템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부동산 관련 부분에서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경계했다.

윤주영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