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국장 "월성원전 조기폐쇄 의향서 제출은 한수원 자체 결정"

입력
2023.01.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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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뉴스1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뉴스1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자체적으로 결정한 일이라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의 증언이 나왔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박헌행)는 17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 비서관,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대한 15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산업부 국장급 공무원 A씨에게 "정부 직권으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월성원전을 공급 설비에서 제외할 경우, 한수원 의사에 반해 월성원전을 조기 폐쇄한다는 비판이 나올까봐 산업부가 한수원으로부터 조기폐쇄 의향이 담긴 설비현황 조사표를 제출받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A씨는 "한수원 자체 법률검토 결과 아무 의향을 밝히지 않으면 전력 당국의 판단이 어떻게 내려지든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읽힐 우려가 있었다"며 "(한수원) 내부 검토를 통해 그렇게 (조기폐쇄를) 결정한 것일 뿐 산업부가 강제로 시킨 게 아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어 "만일 산업부에서 압박을 가했다면 한수원의 현재 입장을 기재하고 이것이 국정과제 이행에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돼 협의한다는 등의 문건이 작성됐을 것"이라며 "설비현황 조사표를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 제출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검토 기록 및 보고서가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은 이날 검찰이 제출한 4,800개의 증거 자료 중 4,000여 개의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대부분 업무상 절차에 따른 문서”라며 “증거 부동의 때문에 심의가 지연되고 있는 만큼 동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들은 다음 공판기일인 다음달 7일까지 재판부에 증거 동의 여부에 관한 의견을 내기로 했다.


대전=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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