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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추석보다 물가 꺾였지만… 설 위협하는 채소·외식

입력
2023.01.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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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 31만 원, 전년보다 0.4%↓
6.8%↑ 추석과 대비, 과일 등 하락
정부, 식품업계에 "가격 안정 협조"

설을 일주일 앞둔 1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이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설을 일주일 앞둔 1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이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음식 장만 비용은 고물가가 절정이었던 지난해 추석 때보다 다소 완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채소류 가격이 높고 외식 물가도 30년 만에 최고치라 설 명절을 쇠는 비용 부담은 여전히 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배포한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31만259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0.4% 하락했다. 10일 기준 전국 17개 전통시장, 27개 대형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설 성수품 28개 평균 가격을 더한 결과다.

이를 구매처로 나누면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은 27만4,431원으로 전년 대비 3.3% 오른 반면, 대형 유통업체는 34만6,088원으로 전년 대비 3.1% 내려갔다. 대형 유통업체는 할인 행사를 폭넓게 실시하면서 차례상 비용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설 차례상 비용이 전년과 비슷한 건 고물가가 덮쳤던 지난해 추석과 비교된다. 지난해 추석 차례상 비용은 31만8,045원으로 전년 대비 6.8% 뛰면서 추석 기준 처음 30만 원을 돌파했다.

추석이 9월 초순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당시 먹거리 비용을 좌우한 건 전년보다 7.0% 상승한 지난해 8월 농·축·수산물 물가였다. 이는 같은 달 전체 물가 상승률 5.7%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특히 농산물 물가가 10.4% 뛰면서 추석 차례상 비용을 끌어올렸다. 한여름 폭염·폭우에 따른 작황 부진 여파가 컸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추석 연휴 이후인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각각 0.3%로 뚝 떨어지는 등 안정세를 찾았다. 같은 기간 농산물만 떼어보면 물가가 오히려 하락했고, 이런 추세는 올해 설까지 이어지고 있다.

농산물유통정보,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6일 소매가격 기준 △배(-15.8%) △소갈비(-11.5%) △돼지목살(-8.3%) △얼갈이배추(-7.5%) △사과(-3.5%) 등 과일과 국내 축산물은 전년 대비 가격 하락이 컸다.

하지만 고공행진 중인 농·축·수산물이 적지 않아 올해 설 명절에 여유가 생겼다고 보긴 이르다. △당근(58.0%) △생강(56.8%) △양파(34.2%) 등 채소류 가격은 상승세가 가파르다. △염장고등어(21.4%) △수입삼겹살(5.7%) 등 수산물과 일부 축산물 물가도 안심할 수 없다.

떨어질 줄 모르는 외식 물가 역시 설 명절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외식 물가는 1992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7.7%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주춤하더라도, 공공요금·인건비 상승 등이 외식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비축 물량 공급 확대 등으로 성수품 가격이 양호하다고 판단하면서도, 다른 먹거리 물가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가격을 높이고 있는 식품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국민 부담이 다른 품목에 비해 큰 식품 물가의 중요성을 고려해 가격 안정화에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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