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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동차가 왜 저렇게 뚱뚱해?" 유쾌한 조각, 남다른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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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유쾌한 조각부터 평생을 예술계에서 활동한 비평가가 남긴 남다른 컬렉션까지. 설 연휴기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들을 모아 봤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에르빈 부름: 나만 없어 조각’ 전시는 현대 미술 중에서도 조각은 특히나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뜨린다. 2017년 제57회 베니스비엔날레 오스트리아 국가관 대표 작가로 선정된 에르빈 부름은 일상적 사물을 활용해 흥미를 주면서 사회 비판적 의미까지 담아내는 조각들로 이름을 알렸다.
전시장은 3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는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한 조각들이 주를 이룬다. 거인이 입었을 법한 스웨터나 뚱뚱한 짐승처럼 부풀어 오른 자동차 등이다. 특히 2019년작 ‘팻 컨버터블(팻 카)’는 지방 덩어리로 가득 찬 자동차 모습이다. 더 크고 더 좋은 것만을 갈망하게 만드는 소비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를 풍자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작품 앞에서 귀를 기울이면 천장에 걸린 영상에서 '팻 카'가 건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부에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조각을 이루는 작품인 ‘1분 조각’이 완성을 기다린다. 이 역시 작가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벽면에 그려진 작가의 지시에 따라서 1분 안팎의 짧은 시간 동안 특정한 동작을 취한다. 그때마다 매번 새로운 작품이 완성된다. 3부에선 회화와 같은 평면까지 조각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도가 펼쳐진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설 연휴 기간 문을 열고 25일 휴관한다.
아름다운 형태 그 자체로 감동을 전달하는 조각들을 만날 기회도 있다. 서울 중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이달 29일까지 '문신: 우주를 향하여' 특별전이 열린다. 해외에서 먼저 조각가로 이름을 얻었던 문신(1922~1995년)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전시다. 자연과 우주의 생명에서 영감을 받은 그의 추상 조각에서 '대칭'이 바탕이 된 정면성, 수직성과 함께 고도의 장인정신이 드러난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문신이 남긴 회화와 나무 조각, 청동 조각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뜻깊다.
이밖에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의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도 설 연휴에 관람객을 맞는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이건희 컬렉션’ 1,488점 중에서 추려낸 작품 90여 점 등 이중섭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는 전시다. 입장권은 온라인 사전예약과 현장접수(선착순) 모두 가능하지만 전체 입장권 수가 제한돼 있다. 과천관에서는 백남준이 1990년대 한국 미술에 미친 영향을 돌아보는 ‘백남준 효과’ 전시가 이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22일 설 당일만 휴관하고 정상적으로 개관한다. 과천관 덕수궁관은 연휴 내내 문을 열고 25일 수요일에 휴관한다.
미술평론가 최민(1944~2018년)이 평생에 걸쳐서 수집한 사진, 회화 등도 관람객을 기다린다.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5월 7일까지 열리는 '최민 컬렉션: 다르게 보기' 전시다. 최민은 시인, 교육자, 번역가, 기획자로도 활발히 활동한 평론가로 예술가들과도 인간적 관계를 맺었다. 최민의 유족이 지난 2019년 미술관에 기증한 고인의 컬렉션 중 일부를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민정기, 김윤기, 이제, 정인숙 등의 작품과 함께 최민의 비평이 전시돼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화가 강석호(1971~2021년)의 회고전도 만날 수 있다. 작가가 남긴 글에서 제목을 따온 '강석호 3분의 행복' 전시다. 작가는 글에서 그 3분 동안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만 쉴 뿐이라고 썼다. 작가에게 '3분'은 일상의 진부함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시간이다. 전시장에서는 작가가 일상과 거리를 두면서도 그 일상의 한 부분을 잘라서 그려낸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인물의 얼굴은 화폭 밖으로 밀어내고 바지춤이나 드레스의 일부를 크게 확대함으로써 의복을 풍경화에 가깝게 묘사한 작품들이다. 두 전시 모두 설 연휴 내내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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